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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선발진의 ‘X-맨’으로 전락한 ‘78억팔’ 엄상백…평균자책점 6.68, 경기당 평균 4이닝 소화, 선발진 잔류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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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16 07:00:00 수정 : 2025-05-16 01: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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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6일에 개막한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는 선발 요원이 딱 둘이었다. LG에서 FA 자격을 얻은 우완 정통파 최원태, KT의 사이드암 엄상백이었다. 선발 경험이나 통산 성적에서는 최원태가 앞섰지만, 빠르게 계약을 마무리지은 것은 엄상백이었다. 2025시즌에 새롭게 개장하는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시대에 발맞춰 팀 전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큰손’으로 나선 한화가 엄상백에게 4년 총액 78억원(계약금 34억원, 연봉총액 32억5000만원, 옵션 11억5000만원)의 거액을 안겼다. 반면 원소속팀인 LG가 잔류시키는 데 큰 의지를 보이지 않은 최원태는 FA 시장 개막 한 달이 지나서야 삼성과 4년 총액 70억원의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한화가 발 빠르게 움직여 엄상백을 영입한 결과는? 아직 계약 기간이 많이 남아있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만 보면 ‘대실패’에 가깝다. 리그 최악의 선발투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처참한 성적표를 보여주고 있다.

 

엄상백은 15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두산과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피안타 7개에 볼넷 1개를 내주며 5실점(5자책)으로 무너졌다. 선발 투수가 일찌감치 무너진 한화는 그 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2-8로 패하며 두산과의 주중 3연전을 모두 내줬다. 12연승의 상승세가 단 3경기 만에 사라진 한화다.

 

1회에 양의지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무실점으로 막아낸 엄상백은 2회부터 극도로 흔들렸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0km를 찍었지만, 가운데로 몰렸다. 체인지업과 커터, 커브도 던져봤지만, 통하는 게 없었다. 2회에만 5안타를 맞으며 4점을 내준 엄상백은 3회 선두타자 양석환에게 솔로포를 맞았고, 한화 벤치도 더는 참지 못했다. 김종수를 마운드에 올리면서 엄상백은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8연승 뒤 2연패, 다시 12연승으로 20승2패의 급상승세를 타며 선두까지 등극했던 한화는 두산과의 3연전을 모두 내주면서 시즌 성적 27승16패로 6연승을 달린 LG(29승14패)에게 두 경기 차 뒤진 2위로 내려앉았다.

 

한화가 올 시즌 초반 상위권에 올라선 비결은 탄탄한 선발진이다. 평균자책점 1위(1.68), 탈삼진 1위(75개)의 코디 폰세(7승)를 필두로 와이스(6승1패 3.36), 류현진(4승1패 2.58), 문동주(4승2패 3.32)까지 이어지는 4선발은 최강 수준이다. 

 

그러나 엄상백은 나머지 4명의 선발 투수들에 전혀 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X-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엄상백의 올 시즌 성적표는 1승4패 평균자책점 6.68. 규정이닝을 채우지도 못해 평균자책점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8경기에서 소화한 이닝은 32.1이닝에 불과하다. 등판하면 4이닝 정도밖에 소화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8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기는 3경기에 불과하다. 그나마 3경기 중 2경기는 딱 5이닝만 던졌다. 퀄리티 스타트는 딱 한 번이다. 선발 투수라면 평균 5이닝은 던져줘야 하건만 4이닝만 소화하고 마운드를 내려간다. 이 여파는 고스란히 불펜진에게 전가된다.

 

엄상백이 부진한 이유는 간단하다. 피안타율(0.323)도 높고, 볼넷도 많이 내주고 있다. 장점인 탈삼진 능력도 떨어진다. 지난 시즌 156.2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164개를 잡아내며 이닝당 1개 이상을 잡아냈고, 내준 볼넷은 42개로 탈삼진/볼넷 비율이 3.90에 달했지만, 올 시즌엔 32.1이닝을 던지며 잡아낸 탈삼진은 28개에 불과하다. 볼넷은 16개로 탈삼진/볼넷 비율이 1.75에 그쳤다. 제구가 되지 않다보니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정직한 코스를 던질 수밖에 없고, 그 공은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겨내지 못한다는 의미다. 아직 시즌은 길다. 100경기 이상 남았다. 과연 엄상백이 반등에 성공하며 78억원의 가치를 해낼 수 있을까.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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