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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샤넬 대신 이 크림 쓴대”…명품 ‘저렴이템’ 소문난 K-뷰티 뭐길래 [현장]

입력 : 2025-05-15 07:00:00 수정 : 2025-05-15 07:2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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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브랜드 화장품과 비슷한 성분을 사용했는데 가격은 10분의 1수준이라 입소문 듣고 오는 분들이 많아요. ‘듀프’ 소비에 익숙한 외국인 손님들도 많이 찾고 있습니다.”

와이레스 북촌 플래그십스토어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고르고 있다. 박윤희 기자

서울 종로구 북촌마을에 독특한 K-뷰티 공간이 들어섰다. 14일 오후 찾은 ‘와이레스(YLESS)’는 외관부터 독특했다. 1층은 전면 통유리로 꾸며진 한옥 카페로 꾸며졌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 층 내려가자 백화점 뷰티 명품관에 들어 온 듯한 광경이 펼쳐졌다.

 

멀티밤 신화로 불리는 ‘가히’로 잘 알려진 코리아테크가 K-뷰티 플랫폼 ‘와이레스’를 론칭하고 명품 브랜드 ‘듀프’ 제품을 잇달아 출시해 주목받고 있다.

 

듀프(Dupe, Duplicate)는 명품 브랜드를 모티브로 생산한 ‘가성비’ 제품을 말한다. 제품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아닌 고가 제품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이곳에선 와이레스의 듀프(Dupe) 브랜드는 물론, 인디 브랜드와 공동 개발한 자체 브랜드 20여개와 약 1000종의 다양한 뷰티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에게 차별적인 쇼핑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 화장품을 오마주한 와이레스의 듀프 제품. 박윤희 기자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샤넬 까멜리아 세럼, 라메르 크림, 조말론 핸드크림을 오마주한 ‘아방쥔 윈터 까멜리아 세럼’ ‘아방쥔 모이스처라이징 소프트 크림’ ‘블루콰티카 핸드크림’이었다.

 

실제 오리지널과 듀프 제품을 손에 올려 비교해봤다.

 

두 제품의 발림성이나 제형 등은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약간 다른 향으로 미세하게 구별할 수 있을 정도였다.

 

와이레스 관계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듀프’소비가 인기를 끌면서 유명 브랜드 제품을 참고해 점도·향·흡수감을 구현했다”면서 “향의 경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프랑스 그라스 지역의 100년 이상 된 전문 향료 업체를 방문하는 등 각별한 노력이 담긴 라인업”이라고 설명했다.

 

유명 여배우가 ‘비행기를 탈 때 반드시 챙겨가는 화장품’이라고 알려져 유명세를 떨친 ‘라메르 크림’을 오마주한 제품도 볼 수 있었다. 이 제품의 경우 투명도, 발림성이 흡사하면서도 밀도는 듀프 제품이 더 높았다.

 

관계자는 “‘듀프’제품이지만 실제로 발림성이 더 좋다는 분들이 많다. 저렴한 가격대에 그 브랜드 고유의 향이나 흡수감, 피부 개선 효과를 재현하기 위해 수많은 연구 끝에 탄생한 제품”이라고 했다.

 

와이레스 북촌 플래그십스토어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컬러의 파운데이션. 박윤희 기자

백화점 매장에서 30만원 상당의 샤넬 까멜리아 라인을 오마주한 제품은 10분의 1가격인 3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었다. 여기에 3개 이상 구매 시 50% 할인 프로모션이 적용돼 실제론 1~2만원대로 명품급 제품을 소비하는 셈이다.

 

와이레스 관계자는 “화장품 원가를 고려하지 않고 좋은 원료를 아낌없이 넣어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다”며 “자체 플랫폼을 통해 천문학적인 유통·광고·판촉비를 절감해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좋은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와이레스는 제품 본질에 집중한 전략과 유통 구조 혁신을 통해 ‘고품질·합리적 가격’이라는 두 가지 기준을 동시에 충족시키며 ‘K-뷰티’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최근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 론칭했으며, 일본에도 진출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동열 와이레스 대표는 “YLESS(와이레스)에서 출시하는 듀프 제품은 명품 브랜드를 단순히 모방하는 것이 아닌 진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리지널 제품과 비교할 때, 소비자들이 놀랄만한 하나 이상의 가치를 더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라며 “오리지널 제품을 뛰어 넘는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듀프 시장에서 명품 듀프, 고급 듀프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북촌마을에 위치한 와이레스. 박윤희 기자

한편,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가격이 비싼 프리미엄 브랜드 대신 저렴한 대체품을 찾으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서도 ‘듀프’ 소비가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지난해 10월 미국 성인 2200명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Z세대의 약 49%가 복제품을 의도적으로 구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중국에서도 듀프 제품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민텔에 따르면, 지난 2022년에서 2024년까지 소셜미디어에서 듀프 검색 횟수는 3배가량 증가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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