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
#1. 김모(28)씨는 패션에 대한 관심을 살려 2년 전 온라인 의류 쇼핑몰을 창업했다. 초기에는 SNS 마케팅을 활용해 빠르게 성장했지만, 점점 경쟁이 심해지고 광고비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이 감소했다. 결국 재고 부담과 운영 자금 부족으로 폐업을 결정했다.
#2. 박모(32)씨는 SNS 팔로워 5만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로,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팬덤을 기반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했지만, 트렌드 변화와 가격 경쟁에서 밀려 점점 고객이 줄었다. 결국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워 쇼핑몰을 접고 다시 개인 브랜드 협찬 위주로 활동을 전환했다.

20~30대 창업자들이 많이 뛰어드는 온라인 쇼핑몰 업종에서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소상공인 실태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20~30대 창업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업종은 도·소매업으로 조사됐다. 20대 이하 대표 업체는 3만개, 30대 대표 업체는 13만4000개에 달했다.
두번째로 인기 있는 창업 분야는 숙박·음식업으로, 온라인 쇼핑몰과 음식점을 창업하는 젊은 세대가 많다는 점을 보여준다. 창업을 결심한 주요 이유로는 “자신만의 사업을 직접 경영하고 싶어서”가 가장 많았다. “수입이 더 많을 것 같아서”가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와 큰 차이를 보였다. 2030세대가 주로 창업하는 도·소매업의 경우 업체당 연평균 매출액은 2억6000만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평균 2400만원에 불과했다. 월 소득으로 환산하면 200만원 수준이다.
특히 가장 수익성이 낮은 업종은 정보통신업으로, 업체당 평균 영업이익이 연 900만원(월 75만원)에 그쳤다. 반면 평균 부채는 2억300만원에 달해 재정적인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소매업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월평균 200만원의 수입에 비해 평균 부채는 1억5300만원 수준으로, 벌어들인 모든 수입을 빚 상환에만 사용하더라도 완전히 갚는데 6년 이상이 필요하다.
창업을 위해 대출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채만 증가하는 악순환 속에서 결국 폐업을 선택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과 안정적인 수익 모델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단순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상공인들이 체감하는 주요 경영 어려움으로는 △경쟁 심화(59.1%) △원재료비 상승(42.1%) △상권 쇠퇴(36.7%) △보증금·월세 부담(25.6%) △최저임금 인상(14.9%) 등이 꼽혔다.
정부 관계자는 “고금리와 고물가 속에서 소상공인들의 경영 여건이 녹록치 않았을 것”이라며 “내수 활성화, 영세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과 지원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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