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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2025년 봄 산불 위험 ‘최고조’

입력 : 2025-02-26 06:00:00 수정 : 2025-02-26 07:09:40
전국종합=배상철·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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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주일 새 산불 33건 속출
산림청, 위기경보 ‘주의’로 격상
동해안 산불 도화선 ‘양간지풍’
다음 주부터 시작돼 고비 전망
지자체도 예방 대책 마련 분주

전국 대부분 지역에 연일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는 가운데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산불 위험이 커지고 있다. 특히 봄철 동해안 대형 산불의 원인으로 꼽히는 고온 건조한 강풍 ‘양간지풍(襄杆之風)’이 예보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산림청은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주의’ 단계로 상향했고 각 지자체들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21일 오후 3시 7분께 강원 강릉시 성산면 칠봉산에서 불이 나 산림과 소방 당국이 진화 중이다. 동부지방산림청 제공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서해안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건조특보가 발효 중이다. 경기도와 강원·경북·전남 일부 지역에는 건조주의보가, 동해안 전역에는 건조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남부지역을 제외한 동해안에는 강풍특보도 발효됐다.

메마른 날씨 속 강풍까지 불면서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산림청 산불정보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새 전국에서 산불 33건이 발생했다. 이달 20일 양구군 방산면 군부대 사격장에서 산불이 나 4시간 만에 꺼졌고 24일에는 경북 안동·청송·경주와 충남 아산, 경기 연천 등지에서 산불이 났다.

산불은 양간지풍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다음 주부터 고비가 될 전망이다. 양간지풍은 강원 양양과 고성 사이에서 부는 바람으로 동해안 대형 산불의 도화선이 돼 왔다. 1000년 고찰 낙산사를 집어삼킨 2005년 양양 산불과 국가 재난 사태가 선포됐던 2019년 고성 산불 모두 이 강한 바람이 불씨를 키웠다.

봄철 대형 산불 발생이 잦다는 사실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5~2024년) 발생한 피해면적 100㏊ 이상 대형 산불 32건 중 85%(27건)가 3~5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올해 3월이 최근 10년 새 산불 위험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대응체계를 점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산림청은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에 산불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올렸다. 주의 지역에서는 산불 취약지에 산불예방진화대를 배치하고 공무원에게 담당 지역을 지정하는 등 산불 예방활동이 강화된다.

소방청은 대형 산불 취약지역 소방 출동 길목과 인접 소방용수 시설을 점검하고 예방 순찰 횟수를 늘리기로 했다. 대형 산불이 나면 ‘국가 소방 동원령’을 발령해 조기에 산불을 진압하도록 총력 대응할 방침이다. 지자체들은 화목보일러와 영농부산물 불법 소각과 같은 산불 주요 원인을 차단하고 장비·인력을 보강하는 등 협력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대형 산불이 잦은 강원도는 올해 인공지능(AI) 산불 예방시스템을 도입했다. 산불감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연기나 불꽃이 감지되면 알림이 울리는 방식이다. 산불이 확산하는 지역 정보를 실시간으로 판독해 집중 진화도 가능해졌다. 도 관계자는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 작은 불씨에도 불이 쉽게 붙을 수 있다”며 “산림 인근에서 소각, 흡연, 취사를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종합=배상철·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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