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중국 등 신흥국의 금 수요 증가,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불확실성, 미국 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금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고환율과 정치적 불안정성이 금값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한 달 사이 4% 이상 상승해 그램당 13만 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실물 순금(한돈) 가격도 지난해 말 52만 7000원에서 54만 4000원으로 2주 만에 약 3%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약 50% 가까이 급등한 수준이다.
국제 금값 역시 1년 사이 30% 이상 상승하며 온스당 2700달러에 가까워졌다. 일반적으로 달러 가치와 금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의 상승세는 이례적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출범을 앞두고 자산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로 하여금 안전자산인 금에 주목하게 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월가에서도 올해 금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건 글로벌 원자재 전략 수석 나타냐 카네바는 “금은 위험 회피 자산으로서 좋은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 골드만삭스, 씨티 등 주요 금융기관은 금값 목표치를 온스당 3000달러로 제시했으며, 이를 국내 금값으로 환산하면 한돈당 약 60만 원에 달한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우려, 중국의 금 매입 증가 등이 국제 금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금값에는 환율 상승과 정치적 불안정성이 추가적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최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로 인해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금값 상승세가 제한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은 전통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며 시장 불안정성이 커질수록 가치를 인정받는 자산이다. 하지만 급등세 이후의 가격 조정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