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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당시 전초기지였던 ‘천성진성’ 정밀 발굴조사 결과 발표

입력 : 2023-08-10 11:28:16 수정 : 2023-08-10 11: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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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부산포로 진격하기 위해 전초기지로 활용한 천성진성(天城鎭城)에 대한 정밀 발굴조사 결과, 성벽의 정확한 축조 방법과 순서를 밝혀냈다.

 

부산박물관은 11일 오후 부산 강서구 가덕도 천성진성 발굴 현장에서 ‘천성진성 제6차 발굴조사 학술자문회의’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 천성진성 전경

이번 학술자문회의는 천성진성 6차 발굴조사의 내용과 성과를 발표하고, 이에 따른 후속 조치 및 향후 발굴조사에 대한 논의를 위해 마련됐다.

 

천성진성은 사량진왜변(1544) 이후 남해안 일대 수군 방비를 강화하기 위해 중종 39년(1544) 가덕진과 함께 축성됐으며, 거제도의 동북부 해안과 진해만의 동쪽 지역을 관할하는 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수행했다.

 

부산박물관은 천성진성 유적 보호 및 정비·활용을 위한 자료 확보를 위해 2016년부터 연차적으로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 시작한 제6차 발굴조사는 천성진성의 증축구역에 대해 최초로 실시된 정밀 발굴조사로, 성벽의 윗면과 안팎 측면에 대한 노출·조사로 성벽의 정확한 축조 방법과 순서를 밝혀낸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이번 발굴조사에서 발굴된 자기와 기와

천성진성은 큰 장방형과 작은 장방형이 결합된 다각형 구조로, 중종 39년(1544년)에 큰 장방형 형태로 성을 처음 축조된 이후 동쪽에 성벽을 덧대어 작은 장방형의 면적을 넓혔는데 이곳이 ‘증축구역’이다.

 

이번 발굴조사는 증축구역 동벽의 남쪽 3분의 1지점으로 이곳에는 ‘치성’(성에 접근하는 적을 방어하기 위해 성벽 바깥으로 돌출시켜 쌓은 시설물)이 설치돼 있다.

 

이 성벽은 넓이 약 2.4m로 ‘체성’(바닥에서부터 여장 아래 미석까지의 성벽)을 쌓은 후 안쪽으로 너비 7m 규모의 등성용 계단을 쌓고, 계단 좌우로 단을 일정 너비만큼 덧붙이면서 단차를 형성한 층단식 구조로 내벽을 축조했다. 치성은 등성용 계단이 위치한 바깥쪽 벽에 설치됐는데, 체성 축조 이후에 별도로 덧붙인 것을 확인했다.

내진성능을 갖춘 주춧돌 또는 문을 고정하는 확돌과 유사한 유공석

발굴조사에 참여한 김유정 부산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발굴조사 착수 당시 체성과 치성이 일체로 축조됐을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번 조사를 계기로 복잡한 성벽 축조 양상이 밝혀져 의외의 성과를 거뒀다”며 “아직 확인되지 않은 동문이 존재했을 가능성도 여전히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굴조사의 또 다른 성과는 천성진성 증축구역의 용도와 증축 시기를 파악한 점이다. 조사 결과, 당초 완만한 경사지였던 이곳에 인위적으로 흙을 쌓아 약 2m 정도 단차가 있는 2단의 평탄지로 조성한 사실을 밝혀냈다.

 

인위적으로 형성된 대지에서는 도랑 유구(옛날 토목건축의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되는 자취) 3곳과 구덩이 2곳, 유공석(내진성능을 갖춘 주춧돌 또는 문을 고정하는 확돌과 유사한 돌) 등이 발굴·조사됐다.

천성진성 조사구역 전경. 부산박물관 제공

이번에 출토된 유물은 기와, 자기, 와전 등이다. 기와는 대부분 조선 후기에 제작된 것이며, 성 내부공간에서 출토된 자기류들도 주로 17~18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출토유물로 확인된 증축구역의 중심 시기는 임진왜란으로 천성진성이 진해 안골포로 이동됐다가 효종 9년(1656년)에 원래 위치로 돌아왔다는 문헌기록의 시점과 부합한다.

 

부산박물관은 이번 조사를 통해 증축구역의 시기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확보됐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높다고 설명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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