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이었던 지난 10일 오전. 기자가 한 견인업체 차량에 동승해 서울 강남구 일대를 1시간 남짓 돌아다닌 결과 대로변은 물론 좁은 골목길과 아파트 출입문 등 곳곳에서 방치된 공유형 전동킥보드 수십 대를 목격했다. 행인이 인도에 버젓이 널브러져 있는 전동킥보드를 피하려다 다른 사람과 부딪힐뻔 하거나 지나가는 차량에 가까워지는 등 위험해 보이는 사례도 있었다. 도로에서 안전모를 쓰지 않고 전동킥보드를 타는 건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두세 명이 한 전동킥보드에 올라타거나 휴대전화를 보면서 이동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전동킥보드를 비롯한 개인형 이동장치(PM) 문제는 특히 인구가 많고, 유동인구는 더욱 많은 서울에서 심각한 안전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서울시의 교통정책을 총괄하는 윤종장 도시교통실장은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PM과 관련, 본지와 인터뷰에서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법·제도가 따라주지 못해 아쉽다”며 “관련 법률안이 제정될 때까지 시는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래는 윤 실장과의 일문일답.
―PM의 안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시의 개선방안은?
“온몸이 외부로 노출된 채 이용하는 교통수단인 PM은 안전모 미착용, 승차정원 미준수, 무면허운전, 음주운전 등 안전 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채 이용하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이용자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시는 안전한 PM 이용을 위해 서울경찰청과 협업을 통한 단속 및 안전 수칙 준수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PM 수요가 많은) 강남·서초·성동 등 8개 경찰서와 단속 및 캠페인을 진행했고, 시행 범위를 점진적으로 넓혀갈 예정이다. 또,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와 함께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홍보 활동으로 이용자들이 안전 수칙 등을 쉽게 이해하고 접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전동킥보드 불법 주·정차 등 PM 방치 문제에 대한 시 차원의 해결방안이 있다면 무엇인지.
“올바른 PM 주차문화 정립을 위해선 무엇보다 이용자들의 인식 개선이 우선시 돼야 한다. 이용자가 PM을 반납할 때 보행자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주차해야 한다. 그들 스스로가 PM 이용자인 동시에 보행자이므로, PM 주차구역 또는 권장구역에 주차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무단 방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시는 PM 무단 주차나 방치로 인한 보행자 불편을 해소하고자 ‘전동킥보드 주정차 위반 신고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PM 견인제도도 시행한 바 있다. 이를 벤치마킹해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PM 견인제도를 시행 중이다. 올바른 주차질서 확립을 위해 PM 주차구역 192개소도 조성했다. PM 대여업체들에 주차구역 확대를 요청하기도 했다.”

―최근 프랑스 파리시에서 주민투표로 PM 대여사업을 전면(9월부터) 금지했는데, 서울시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앞서 말했듯 PM은 친환경적이고 이용이 편리한 교통수단이지만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고, 무단 방치나 불법 주차로 인해 보행자 불편을 야기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시도 PM 서비스 활성화로 인해 이용률은 날로 증가하는 추세이나, 현재 관련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으로 활성화되는 시장에 비해 법·제도가 따라주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향후 서울시의 PM 관련 정책 방향을 설명해 달라.
“PM 관련 법안(개인형 이동수단의 안전 및 이용활성화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황에서 우리 시는 올바른 이용문화 홍보와 방치 문제 해소 등을 위해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 해당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법을 토대로 PM이 우리 일상에서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PM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PM을 이용할 때는 본인과 타인의 안전을 위해 안전모 착용, 승차 정원 준수, 자전거도로 통행, 음주운전 금지 등 안전 수칙을 꼭 지켜주시기를 당부드린다. 올바른 주차문화 정립을 위해 PM을 반납할 때는 반드시 보행자나 차량 통행에 방해되지 않는 구역에 주차해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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