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쟁과 관계없는 분야 한정
필리핀 군대에 레이더 제공 추진
인도태평양 통신장비 공여 검토
中 진출 견제… 품목 확대 가능성
亞 주요국가와 의원외교도 강화
단체 수장에 거물급 잇단 취임
일본이 민주주의, 법치 등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의 군대에 레이더, 통신장비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새로운 군사협력 제도를 만들어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하는 한편 거물 정치인을 활용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과 교류를 강화한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이달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정부 안전보장 능력 강화 지원’(OSA) 제도를 신설한다고 1일 보도했다. 민주주의, 법의 지배 등 가치관을 공유하는 나라의 군대에 관련 장비를 무상으로 지원해 국방 능력 향상을 돕는 목적이다.

통신은 “동·남중국해에서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OSA를 신설한다”고 설명했다.
지원 대상은 국제 분쟁에 직접 연관되지 않는 분야로 한정된다. 영해, 영공 경계, 테러 등에 대응한 안전 확보 능력 향상, 재해 대처와 수색 구조,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강화 등에 필요한 장비만 제공할 방침이다.
OSA 제도가 정비되면 여름쯤 필리핀 군대에 해양을 감시할 수 있는 레이더를 제공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여러 나라에도 통신 장비 등을 공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 여권이 다음 달쯤부터 살상 능력이 있는 장비도 외국에 양도할 수 있도록 방위 장비 이전 3원칙 개정을 논의할 계획이어서 향후 무기 등으로 지원 품목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 국가와 의원 외교를 통해 관계 발전을 도모하는 일본의 움직임도 최근 두드러지는 추세다. 각 의원단체를 이끄는 수장에 전직 총리 및 자민당을 이끄는 전·현직 간사장, 정무조사회장 등 거물급 중진 의원이 잇달아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는 지난달 일한의원연맹 회장에, 지난 1월에 일인(인도)협회 회장에 취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의원 외교의 효과가 나온 곳이 한국”이라며 “총리 재임 당시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결정했던 스가 전 총리가 (일한의원연맹 회장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하면 이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중우호의원연맹 회장은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전 자민당 간사장이 맡을 예정이다. 니카이 전 간사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여러 차례 만난 경험이 있어 중국의 새로운 지도부와 접점이 적은 현재 일본 정부의 외교를 보완할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정조회장은 지난달 초당파 의원 모임인 일화의원간담회의 간사장이 되어 대만과의 의원 외교를 이끌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하기우다 정조회장의 간사장 취임 후) 대만 고속철도 회사가 일본의 신형 고속철도 차량을 구매한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현직 각료인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산업상도 의원단체 업무를 맡는다. 그는 인도와의 교류 촉진을 위한 일인우호의원연맹 회장을 맡을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의원 외교는 정부 간 교섭에서 다루기 어려운 비즈니스 문제의 통로 역할이나 관계 개선의 흐름을 뒷받침한다”며 “의원연맹 등을 실력자가 담당하면 정부 사이 대화를 보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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