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일 점심은 평소 식사량의 3분의 2만
스트레칭 가볍게…정수리 등 지압 ‘효과’
안 먹던 음식·약물 당일 시도하지 말아야
대학수학능력시험(17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정시 대입 비율이 줄어 예전만큼의 긴장감은 없다지만, 그래도 수능은 수능이다. 긴 학창시절 동안 쌓아온 지식을 평가받는 단 한번의 기회인 만큼 긴장과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할 수밖에 없다. 보통 이런 상황에선 실수가 나오기 마련이다. 아는 문제만이라도 다 맞으면 성공이다. 몸의 컨디션 만큼 뇌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험 당일 유용한 각종 집중력 높이기 방법을 모아본다.

1. 심호흡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심호흡이다. 긴장하면 호흡이 불안정해지고 빨라지면서 뇌에 산소 공급을 줄인다. 뇌는 산소를 많이 사용하는 기관이므로 뇌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선 심호흡을 통해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주는 게 중요하다.
심호흡을 하면 몸과 마음의 긴장도 완화된다. 긴장하면 교감 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는데 이 상태가 계속되면 어지러움, 피로, 두통, 복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심호흡은 교감신경을 안정시키고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 시켜 균형을 이루도록 돕는다.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시험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 명상
명상도 집중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명상은 불안정한 뇌파를 안정시켜주기 때문에 차분하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오랜 훈련으로 명상을 잘 할 수 있으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눈 감고 심호흡을 하며 에너지와 생각을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공부의 신’으로 불리는 강성태 공신닷컴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시험 직전 명상법을 공개한 바 있다. 그는 “책상 앞에서 허리를 펴고 복부가 오르내리도록 복식 호흡을 하면서 눈을 감고 자신의 정수리 위에 밝은 빛이 떠 있다고 상상하라”면서 “모든 좋은 것들이 다 들어 있는 빛이라고 생각하고 정신을 그 빛에 쏟으라. 그 빛이 천천히 몸을 타고 내려오면서 몸 안의 불안, 짜증, 걱정, 혼란을 밀고 내려간다고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3. 초콜릿·사탕 먹기
뇌는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쓴다. 당이 떨어지면 사고, 정보처리, 기억력, 집중력 등 뇌의 능력이 떨어진다. 초콜릿과 사탕 등 단순당이 주가되는 간식은 혈당을 빠르게 상승시켜 자주 섭취하면 건강에 나쁘지만, 뇌에 빠르게 영양을 공급할 수 있어 시험날 반짝 집중력을 높이기엔 좋다.
특히 초콜릿은 여러모로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속에 함유된 플라바놀이라는 물질은 뇌 혈액의 산소 공급에 영향을 미쳐 두뇌를 평소보다 더 빠르게 반응하도록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카페인 성분은 집중력을 높이고, 페닐 에틸라민 성분은 세로토닌 분비를 자극해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4. 스트레칭과 지압
긴장하면 목과 어깨 등 몸의 근육이 수축하게 된다. 이 경우 뇌로 가는 혈류를 방해해 집중력과 기억력을 저하시키고 눈을 피로하게 한다. 등을 펴고 목과 어깨를 가볍게 돌리며 스트레칭을 해주면 몸의 긴장이 완화돼 통증을 줄일 수 있고 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뇌에 혈류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는 지압법도 유용하다. 시험 전 머리를 지압하면 머리로 향하는 혈류량이 증가되면서 머리가 맑아지고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정수리(백회혈), 관자놀이(태양혈), 뒷통수 아랫부분(풍지혈) 등을 누르면 된다.
최근 김윤나 경희대한방병원 수험생케어클리닉 교수도 집중력을 높이는 혈자리를 소개했다. 양쪽 눈썹 앞머리 부분(찬죽혈)을 주기적으로 지압해주면 머리와 눈을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 집중력 향상과 불안 감소에 좋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또 “만일 긴장으로 인해 소화가 안되거나 복통이 생긴다면 손바닥면 손목 주름으로부터 5㎝가량 내려온 곳에 위치한 내관혈을 눌러주면 소화기 증상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5. 안 먹던 음식·약물 먹지 말고 좋은 것도 적당히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식곤증이 올 수 있다. 따라서 수능일 점심은 소화가 잘 될 수 있는 음식으로 준비하되 포만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평소 먹던 양의 3분의 2가량만 먹는 것이 좋다. 숙면에 도움을 주는 음식으로 알려진 바나나, 견과류, 체리, 우유 등은 졸음을 유발할 수 있으니 피하자.
큰 일을 앞두고 꼭 새겨야할 말은 ‘평소 안 하던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침을 먹어야 탄수화물이 공급돼 집중력이 높아지는 것은 맞지만, 원래 아침을 안 먹던 수험생이 수능 당일 처음 아침을 먹는다면 괜히 속이 불편해 컨디션 난조를 겪을 수 있다.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우황청심환을 먹는 경우도 있는데, 체질에 맞지 않으면 과도하게 신경을 안정시켜 졸음을 유발하거나 각성작용을 일으켜 가슴이 두근거리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스트레칭 역시 잘 하지 않다가 수능 당일 무리하게 하면 근육 경련이나 위축이 올 수 있으므로 가볍게 해야한다.
수능일 집중력 향상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다면 최소 며칠 전부터 시험해 봐야 안전하다. 이미 늦었다면 평소처럼 먹고 행동하는 것이 좋다. 평소의 신체 컨디션을 유지하고 심호흡, 지압 등 방법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집중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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