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긴급성명 “이태원 사고 관련 혐오표현·영상유포 멈춰달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지난 29일 밤 서울시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와 관련된 영상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는 당시 영상을 여과없이 유포하는 행위나, 혐오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현장 부근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과 편지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30일 성명서를 내고 “사고 당시의 참혹한 영상과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일부 여과 없이 공유되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는 고인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2차, 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학회는 “(현장 영상 등은) 다수 국민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현장 영상이나 뉴스를 과도하게 반복해서 보는 행동은 스스로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제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고인이나 사고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에 대한 혐오표현도 자제해줄 것을 촉구했다. 사고 직후 각종 커뮤니티나 SNS 등에서는 “이태원에 간 것이 잘못”이라는 식으로 피해자를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학회는 “재난 상황에서 온라인상에서 나타나는 혐오표현은 큰 고통 속에 있는 유가족과 현장에 있었던 분들의 트라우마를 더욱 가중시키고 회복을 방해한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는 고인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 이러한 혐오와 낙인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여 재난 상황을 해결하는데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구현모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