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업이 5주간 진행된 제주지역 레미콘 운송노조와 제조사측 조합 간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으나, 노조측이 하룻만에 파업 철회를 유보하면서 20일 출하를 기다렸던 건설현장이 멘붕에 빠졌다.
도내 23개 레미콘 업체로 구성한 제주도레미콘공업협동조합과 한국노총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 제주지부는 지난 18일 9차 협상 끝에 운송비 인상과 근로조건 개선 등에 합의하고 20일 레미콘 출하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운송노조는 19일 제주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파업 철회를 유보했다.
파업 철회 유보는 A레미콘 제조사가 지난 18일 협약서 내용에 적힌 ‘계열사 간 차량 이동 금지’ 항목을 적용받지 않도록 자신들은 해제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빚어졌다.
운송노조는 지난 18일 조합과 전격 합의한 내용 중 일부를 A사가 수정하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A사는 협약서 내용 중 ‘레미콘 운송 차량, 계열사 간 차량 이동 금지’ 항목에서 자사는 예외로 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것.
계열사 간 차량 이동 금지는 한 회사가 담당하는 공사 현장에 도내 다른 지역 계열사 레미콘 차량을 투입할 수 없게 한 조치다. 예를 들어 제주지부 공사 현장에 서귀포지부 레미콘 차량을 투입할 수 없게 한 것.
해당 조항은 소규모 회사와 소속 운송기사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덤핑 등 독점 폐해를 막기 위해 마련된 항목이다.
A사 측은 일부 임원이 노조원에게 의견을 제시했을 뿐, 강요나 협박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A사는 폐업까지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사측 조합과 노조는 유류비를 전액 지원하는 방식으로 최대 60%까지 운송 단가를 인상하고 오전 8시~오후 5시 근무와 토·일요일·공휴일 휴무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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