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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대형마트도 방역패스… “기다리는 손님, 확인하는 직원 다 짜증”

입력 : 2022-01-11 06:00:00 수정 : 2022-01-11 01: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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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 적용 첫날 혼란

스마트폰 안 쓰는 어르신 불편
입장시간 길어지는 것에 불만
정부 “국민 불편 살펴 조정할 것”
사진=뉴스1

“QR코드 찍어주시고 없는 분들은 음성확인서를 보여주세요.”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패스가 도입된 10일 서울 성북구의 한 대형마트 직원이 매장에 들어서는 손님을 향해 연신 소리쳤다. 매장의 유일한 출입구인 이곳에는 QR코드 전자출입명부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패드가 네 개 설치됐지만, 입장을 안내하는 직원은 한 명뿐이었다. 직원이 입장객의 백신 접종 완료 여부와 음성확인서 등을 일일이 확인하다 보니 매장마다 입구는 북새통을 이뤘다. 입장객들이 항의하는 소동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정부가 백화점과 대형마트로 방역패스 적용을 확대한 이날 매장에서는 혼선이 빚어졌다. 시민 다수는 이전부터 식당과 카페 등에서 시행하던 방역패스에 적응했지만 일부 이용객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부터 면적 3000㎡ 이상인 쇼핑몰, 마트, 백화점, 농수산물유통센터, 서점 등에서도 방역패스가 적용됐다. 앞서 식당과 카페, 실내체육시설 등 16종의 다중이용시설에만 적용하던 방역패스 조치를 확대한 것이다. 일주일의 계도기간을 거쳐 오는 17일부터는 방역패스 조치를 위반한 시설 운영자와 개인 이용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한다. 해당 시설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QR코드 등으로 백신 접종완료 사실을 인증하거나 PCR(유전자증폭) 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시해야 한다.

 

이날 중구의 한 백화점은 방역패스 확인을 위해 출입구 배치 직원을 이전보다 배로 늘렸지만, 출입구를 한 곳으로 줄인 탓에 입장 전부터 20여명이 줄을 섰고, 명품관 쪽에는 100여명이 대기하기도 했다. 직원들은 손님들에게 방역패스를 준비해달라고 안내했지만, 접종증명서를 준비하지 못한 일부 손님은 발길을 돌렸다. 성북구의 한 백화점에서는 휴대전화를 가져오지 않은 한 50대 여성이 급히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었다.

 

백화점·대형마트 등 대규모 점포에 대한 코로나19 방역패스 의무화가 시작된 10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고객들이 QR코드 인증을 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강북구의 한 백화점 앞에서 만난 70대 박모씨는 “스마트폰을 쓰지 않아서 (전자출입명부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른다”며 “이전처럼 전화(안심콜)만 하고 들어가려고 했더니 입장을 막아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남구 삼성동의 백화점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던 직장인 이승헌(28)씨는 “입구에서 방역패스를 한 명 한 명 확인하다 보니 입장에 시간이 길어져 기다리는 사람이나 확인하는 직원도 짜증이 나는 상황이었다”며 “사람이 몰리다 보니 결국엔 제대로 확인이 안 된 채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입하는 사람이 많아 관리에 한계가 있는데, 불편만 야기하고 실효성은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다수 시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하면서도 필요성을 인정했다. 갑상샘과 심장 등에 이상이 있어 백신을 맞지 못한다고 설명한 정모(58)씨는 “나처럼 기저질환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데 시설에 들어갈 때마다 질환을 설명해야 하는 게 불쾌하다”면서도 “감염병 확산을 막아야 하는 측면에서 보면 필수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3차 백신접종까지 마쳤다는 박모(78)씨도 “주변에서 백신을 맞고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사례가 있어서 백신의 중요성을 알았다”며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게 쉽지 않지만, 이 정도 불편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방역패스를 해제한 지 두 달 만에 확진자가 급증하자 다시 방역패스를 시행한 덴마크 사례를 들면서 “정부는 여러 해외사례를 반면교사로 삼겠다”며 “방역패스로 인한 국민의 불편이 없는지 세세히 살펴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10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07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서울 송파구 송파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오미크론 1월 말 우세종화… 이동 많은 설연휴 최대 고비”

 

국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검출률이 10%를 넘었다. 한 주 만에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방역 당국은 이달 말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크며, 설연휴 급속히 확산할 우려가 있다고 전망한다. 정부는 오미크론 대응 체계와 설연휴를 고려한 거리두기 조정안을 이번주 논의할 계획이다.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월1주(1월2∼8일) 오미크론 검출률은 12.5%로 집계됐다. 아직은 델타 검출률이 87.5%로 다수를 차지하지만, 오미크론이 빠르게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오미크론 검출률은 12월4주 1.8%에서 12월5주 4%로 상승했고, 다시 한 주 만에 8.5%포인트 상승했다. 해외 입국 확진자 중 오미크론 검출률은 88.1%나 된다.

 

오미크론 누적 감염자수는 2351명으로, 일주일 전인 지난 3일 1318명에서 1033명 늘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무증상·경증 환자가 주를 이루지만, 중증으로 악화한 환자가 1명 늘어 총 2명이 됐다. 새로 확인된 위중증 환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입국한 70대로, 얀센 백신을 1차 접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1월 중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세화 시점을 당초 2월로 전망했으나 좀 더 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1월 말∼2월 초 이동·접촉이 많아지는 설연휴가 오미크론 증폭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많은 사람이 오가게 될 설 연휴가 (오미크론 확산)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며 “순식간에 닥쳐올 오미크론의 파고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수·위중증 환자수가 감소세로 접어들었지만, 오미크론은 방역 당국이 안심하지 못하는 최대 변수다. 1월1주 주간위험도평가에서 전국과 수도권 위험도는 ‘중간’으로, 전주 ‘매우높음’에서 두 단계 낮아졌다. 수도권 위험도가 ‘매우높음’에서 벗어난 것은 7주 만이다. 비수도권은 ‘중간’에서 ‘낮음’으로 개선됐다. 그러나 오미크론이 확산하면 위험도는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새해 첫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기 전에 50대 이하 3차 접종을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소아·청소년 대상 접종 확대와 단계적인 4차 접종도 빠르게 결론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방역 당국은 앞서 면역저하자에 대한 4차 접종을 검토 중이며, 일반 국민은 미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또 “정부는 먹는 치료제를 이번 주부터 사용할 계획”이라며 “우리가 비교적 먼저 사용하게 되는 만큼 투여 대상 범위의 선정이나 증상발현 초기의 빠른 전달과 투약 체계 등 가장 효율적인 사용방안을 마련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새해 첫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부는 오미크론 확산에 대비한 의료·방역 등 분야별 종합대응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검사수요 급증에 대비해 PCR(유전자증폭) 검사 역량은 현재 하루 75만건에서 85만건으로 확충한다. PCR 검사는 우선순위를 설정해 고령층이나 백신 미접종자 등 고위험군, 유증상 밀접접촉자 등 먼저 검사를 받고, 병·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정부는 오는 12일 오전 10시 일상회복지원위원회 7차 회의를 열고 오미크론 변이 대응책과 17일부터 적용될 거리두기안을 논의한다. 권 1차장은 “오미크론 우세종 전에는 유입과 확산 차단에 집중하고, 우세종 이후에는 준비한 계획에 따라 방역과 의료체계를 즉시 전환하겠다”며 “구체적인 대책은 일상회복지원위 전문가 논의를 거쳐서 이르면 이번주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종민·장한서·이진경·이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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