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보다 바이킹이 470여년 먼저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했다는 물증이 발견됐다.
20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은 네덜란드 흐로닝언대학 연구팀이 캐나다 뉴펀들랜드 섬의 고대 유적지인 ‘랑스 오 메도즈’에서 발견된 나뭇조각에서 1000년 전 바이킹이 남긴 흔적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각기 다른 3개의 나뭇조각에 남겨진 태양 폭풍 흔적으로 바이킹이 어느 시기에 거주했는지 확인했다. 서기 992∼993년 발생한 태양 폭풍 영향으로 이 시기 나이테는 공통으로 방사성 탄소 수치가 급증하는데, 이들 나뭇조각 모두 29번째 나이테에 이 흔적이 새겨져 있었다. 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나뭇조각이 1021년에 벌목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 나뭇조각들은 도끼로 추정되는 금속 칼날로 베어졌다. 당시 아메리카 대륙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은 쇠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무를 자른 사람은 대서양을 건너온 바이킹이라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흐로닝언대학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0일 발간된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수석 연구 저자인 마이클 디 흐로닝언대학 동위원소연구실 부교수는 “바이킹은 목재 등 새로운 재료를 찾기 위해 서쪽으로 모험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재료를 얻기 위해 대륙을 오가며 세계화의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설명했다.
바이킹이 콜럼버스(1492년)보다 먼저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했다는 설은 파다했으나 과학적인 증거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랑스 오 메도즈에서는 1960년대 북유럽 양식의 구리로 만든 핀과 그린란드의 바이킹 유적과 닮은 거주지 흔적이 발견됐다. 이를 토대로 바이킹이 그린란드를 거쳐 북미에 도착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CNN은 “현재 증거로는 바이킹이 (아메리카 대륙에) 단기 체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구전을 기록한 아이슬란드 문헌에는 바이킹과 아메리카 원주민 간 만남도 기록돼 있으며, 문헌에 따르면 이들은 협력하기도, 충돌을 빚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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