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17세 수영선수 니콜 프랭크, 81년 만에 할머니의 꿈을 이루다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 2020 도쿄올림픽

입력 : 2021-07-26 09:27:01 수정 : 2021-07-26 09:26:5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여기 81년 만에 할머니의 꿈을 대신 이룬 손녀가 있다. 그 주인공은 2020 도쿄올림픽서 수영 여자 200m 개인혼영에 출전하는 니콜 프랭크(17·우루과이). 프랭크는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자마자 “할머니가 도와주셨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

 

‘할머니의 못다 이룬 꿈’은 1940 헬싱키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랭크의 할머니 앙겔라 레드케은 당초 우루과이 대표로 1940 헬싱키올림픽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별 일이 없었다면 헬싱키에서 물살을 갈랐겠지만 애석하게도 제2차 세계대전이 터졌다. 그 여파로 헬싱키올림픽은 취소됐고, ‘올림픽 출전’이라는 레드케의 꿈도 무산됐다.

 

당시 독일에 살던 레드케는 전쟁에서 살아남아 우루과이로 돌아왔다. 시간이 흘러 2004년 프랭크가 태어났고, 레드케는 프랭크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줬다. 자신이 얼마나 훈련을, 그리고 경쟁을 사랑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프랭크는 할머니가 자신에게 해줬던 이야기들을 하나도 잊지 않고 기억했다. 10살이 되던 해, 프랭크는 스포츠를 선택해야 했고 주저 없이 수영을 골랐다. 프랭크는 “물에 있는 게 좋고, 수영이 우리 가족의 유산이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며 “할머니의 꿈을 내가 이룰 기회가 있다는 점도 행복하다”고 했다.

 

프랭크는 수영을 배운지 3년 만인 13살에 200m 개인혼영 우루과이 신기록을 세웠고, 15살 땐 200m·400m 자유형에서 우루과이 신기록을 만들어냈다. 프랭크는 “곧 국가대표가 될 것”이라고 레드케에게 말했지만 레드케는 프랭크가 올림픽에 나가는 것을 보지 못한 채 2016년 85세의 나이로 사망하고 만다.

 

프랭크는 좌절했지만, 할머니와의 약속이 있었기에 이대로 멈출 수 없었다. 프랭크는 결국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냈고, 도쿄로 향했다. 이번 무대에선 200m 개인혼영에 출전하지만, 프랭크는 몇 달 전부터 800m 자유형 훈련도 하고 있다. 할머니가 가장 좋아했던 경기가 800m 자유형이기 때문이다.

 

“지금 제가 도쿄에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할머니가 제가 여기 있는 걸 보신다면 분명 활짝 웃으실 거예요. 그리고 엄청 기뻐하시겠죠.”

 

프랭크의 첫 도전은 26일 오후 7시34분 시작된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