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짜 수산업자 김모(43·수감중)씨로부터 포르쉐 차량 등을 제공받은 박영수 특별검사가 7일 사의를 표명했다.
박 특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더 이상 특별검사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표를 제출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처신으로 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박 특검은 “논란이 된 인물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채 이모 부장검사에게 소개해준 부분 등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그 외 사실과 다른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차후 해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특검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해 퇴직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박 특검의 추천으로 임명된 특별검사보 2명도 이날 함께 사의를 밝혔다. 2016년 11월 임명된 박 특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의혹 수사와 공수유지를 담당해왔다. 박 특검은 올 초 사퇴를 검토하기도 했지만, ‘특별검사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퇴직할 수 없다’는 현행 특검법상 규정에 따라 자리를 지켜왔다. 박 특검은 결국 뇌물 의혹에 연루되며 불명예스럽게 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박 특검은 “특검 조직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는 점, 특검 궐위 시 특검보가 재판 등 소송 행위를 독자적으로 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감안한 조치”라며 “향후 후임으로 임명될 특검이 남은 국정농단 재판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인수인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많은 난관에도 지난 4년 7개월간 혼신을 다해 국정농단 의혹 사건의 실체가 규명되도록 노력했다”며 “이와 같은 일로 중도 퇴직하게 돼 아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고 죄송하다”고 유감을 표했다.
앞서 박 특검은 지난 5일 “3년 전 전직 언론인 송모씨를 통해 김씨를 청년 사업가로 소개받아 2~3회 식사를 했다”며 “명절에 3~4차례 대게와 과메기를 선물로 받았으나 문제가 될 정도의 선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씨로부터 포르쉐 차량을 ‘무상 제공’받았다는 의혹 관련해서는 “렌트비를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박 특검은 “아내가 탈 신차를 알아보던 중 김씨가 이 모 변호사를 통해 자신이 운영하는 렌터카 회사의 차량 시승을 권유해 며칠 동안 빌렸다”면서 “이틀 뒤 차량을 반납했고 사용료 250만원을 이 변호사를 통해 김씨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특검이 김씨에게 차량 대여비용을 빌린 건 지난해 12월이었지만, 김씨에게 대여비를 건넨 시기는 김씨가 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지난 3월이라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 특검 측은 약 석 달가량 대여비 지급이 늦어진 점과 관련해서는 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사정이 있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박 특검 측 이모 변호사는 한 언론을 통해 “차를 돌려주고 며칠 뒤 박 특검이 봉투를 줬다”며 “포항 내려가는 길에 김씨에게 전달해주려고 했는데 서랍 같은데 넣어놨다가 (전달하는걸) 잊어버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3월4일 대구의 한 일식집에서 김씨와 다른 지인 1명이 동석한 자리에서 김씨에게 전달했다”며 “그 자리에 박 특검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