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원주시청 민원 응대 업무를 맡은 공무원들이 호칭을 제대로 불러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원주시 공무원노조는 노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한 공무원으로부터 ‘젊은 여자 직원한테 아가씨라고 부르는 거’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접수했다.
호소문을 올린 A씨는 “연세가 있으신 민원인 중 젊은 직원들한테 ‘아가씨’라고 부는 거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가씨라고 부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결혼하지 않은 미혼의 여자라는 의미로 가볍게 말할 수 있겠다”면서도 “그러나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유흥업소 종사자 또는 본인보다 어리다는 이유로 낮게 부르는 것 같아 기분이 썩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후 다른 동료 공무원들도 노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그놈의 아가씨, 언니 소리 정말 듣기 싫다”, “나보다도 언니 같은데 낮게 하대하는 느낌이 들어 자존감이 떨어질 때가 많다” 등 고충을 토로했다.
결국 민원대응업무를 맡은 상당수 원주시 공무원들은 노조에 호칭을 정리할 수 있는 캠페인을 전개하자고 요청, 이를 받아들인 원주시 공무원노조는 지난 7일부터 ‘공무원 호칭 알림 캠페인’을 시작했다.
현재 원주시청은 ‘우리는 아가씨가 아닙니다. 언니야도 아닙니다’로 시작하는 문구가 담긴 포스터를 청사 곳곳에 게시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우해승 원주시 공무원노조 비대위원장은 “민원인들이 공무원을 부를 때 적절한 호칭을 몰라 아가씨, 아저씨라고 부를 때가 있다”며 “공무원을 부르는 정식 호칭이 있는 만큼 기본적인 존중의 차원에서 ‘주무관’이라 불러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나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공무원 호칭 알림 캠페인’ 소식을 접한 일부 누리꾼들은 “그러면 본인들은 식당 가서 일일이 ‘셰프님’, ‘점장님’, ‘매니저저님’이라 부르냐?“, “내가 직급까지 어떻게 아냐”, “유흥업소 직원은 ‘아가씨’라고 불려도 된다는 뜻인가” 등 비판적인 반응을 내놨다.
김찬영 온라인 뉴스 기자 johndoe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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