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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시농업, 시민들 ‘소확행’ 취미로 자리잡다

입력 : 2020-12-29 03:10:00 수정 : 2020-12-28 23:4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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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정책 추진 10년 ‘백서’ 출간
2019년 64만명 참여 14배 증가
옥상·학교·주말농장 등에서
시민들 생활 곳곳 파고들어
바쁜 일상 속 휴식과 힐링도
고령화 사회 순기능役 기대
서울시내 한 건물 옥상에 조성된 텃밭 전경.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꾸준히 지원해 온 ‘도시농업’이 바쁜 현대인의 일상 속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는 취미로 자리 잡고 있다. 급속한 도시화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고, 고령화 사회에 순기능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도시농업이란 도시에 있는 토지, 건축물, 각종 자투리 땅 등 다양한 생활공간을 활용해 농작물 경작, 화초 재배, 곤충 사육 등을 하는 행위를 뜻한다. 취미, 여가, 학습, 체험 등을 위해 활용될 수 있다. 도시농업은 생물 다양성과 각종 자연환경 보전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참여자의 정서함양 등 복지 기능도 갖추고 있다. 농업이 갖는 다원적 가치로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올해 서울시는 도시농업 정책 추진 10년을 맞아 ‘서울도시농업백서(2011-2020)’를 펴냈다. 지난 1일 발간한 이 백서에 따르면 서울시 도시농업에 참여하는 농부의 숫자는 2011년 4만5000명에서 2019년 64만명으로 14배 증가했다. 텃밭 면적은 같은 기간 29㏊에서 202㏊로 6.9배 확대됐다.

◆자투리땅, 옥상, 베란다… 어디서든 심는다

10년 전만 해도 낯설었던 도시농업은 이제 서울 시민의 생활 곳곳에 파고들어 옥상, 학교, 주말농장 등에서 도시농부들에게 휴식과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이 중 ‘자투리텃밭’은 재개발이나 도심 정비사업으로 버려진 자투리 부지를 개방형 시민참여 텃밭으로 만든 것이다. 각 자치구가 3년 이상 사용 가능한 30㎡ 이상 토지에 노지 텃밭을 조성해 직접 관리한다. 2019년까지 조성된 자투리텃밭 면적은 누적 77만5448㎡에 달한다.

주차장 조성이 어려운 구유지를 국토해양부와 협의해 2012년 주민 편의시설인 주말농장으로 조성한 서초구와 2016년 개발이 불가능한 행촌권 성곽마을의 많은 빈터와 옥상에 도시농업 시범마을을 조성한 종로구 무악동이 대표적 사례다. 특히 돈의문 뉴타운과 무악 재개발 구역 사이 도시농업 시범마을은 우수한 채광과 통풍을 활용했고 영농 경험이 있는 주민이 다수인 마을의 특성을 살렸다. 그 결과 무단 쓰레기 투기 등 미관 저해문제가 해결됐으며 도시재생의 방향성도 잘 잡을 수 있었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도시 열섬화를 완화하고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옥상텃밭’도 눈길을 끈다. 생활권에서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생태도시 조성에 기여하는 것은 덤이다. 2012년 89개소로 시작한 옥상텃밭은 2019년 1353개소까지 크게 늘었다.

텃밭 조성이 어려운 공간에는 ‘상자형 텃밭’을 보급한다. 3년 이상 텃밭을 가꾸기 원하는 시민, 기관, 단체를 대상으로 좁은 곳에서도 사용 가능한 상자형 텃밭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관리가 쉬운 것이 장점이다. 희망자가 자치구에 직접 신청해 베란다 등에서 채소나 허브를 추천받아 기르면 된다.

종로구에 사는 김직환씨는 “작년에 먹었던 수박 씨앗을 말려두었다가 올해 분양받은 상자텃밭에 파종해 키워서 맛있게 먹었다”며 “덕분에 도시생활에 재미가 더해졌다”고 말했다. 강서구에서 상자텃밭을 가꾸는 홍선영씨는 “봄에 상자텃밭을 받아 씨앗을 심고 4주 동안 두 번 수확해서 쌈을 먹었다”며 “욕심이 생겨 페트병에다 깻잎까지 확장해 심었다”고 전했다.

이밖에 사회복지시설을 활용해 사회적 약자의 원예 치유프로그램 등을 실천하는 ‘싱싱텃밭’과 ‘학교텃밭’, 서울 근교에 운영하는 ‘함께 서울 친환경농장’, 다양한 도시농업 활동을 할 수 있는 복합공간 등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도시농부 100만명 시대 위해 2500억원 투입

서울시는 지난 9월 도시농부 100만명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로 ‘도시농업 활성화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 양적, 질적 성장을 꾸준히 이뤄 온 서울 도시농업을 한 단계 진화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다. 3대 분야 27개 사업에 5년간 총 2514억원을 투입한다.

도시농업 공간과 지원 인프라를 좀 더 촘촘하게 확대해 더 많은 시민 참여를 이끌고, 공동체 붕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우울증 등 사회문제 해결 전략으로도 도시농업을 적극 활용한다는 것이 골자다.

특히 사무실 공간, 벽면 등 건물 내·외부 공간을 수직적으로 확대하는 발상의 전환이 눈에 띈다. 임대주택 단지 내 공간이나 토지활용이 확정되지 않은 공백기 유휴지, 서울 근교 등도 최대한 활용해 도시농업 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팜에서 학생들이 도시농업 교육을 받고 있다. 서울시 제공

교육, 현장지도, 기술상담, 농자재 보급 등 도시농업과 관련된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도시농업지원센터’는 2024년까지 1자치구 1개소로 확대한다. 현재 4개소가 운영 중이다.

지난해 오픈한 ‘서울농부포털’은 도시농업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온라인 허브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기능과 내용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다. 서울농부포털 현장뽐내기 게시판에는 도시농부들의 생생한 농작물 재배 경험과 노하우가 공유되고 있다.

서울시는 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팜 산업 활성화, 농식품 산업 분야 유망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으로 도시농업이 일자리 창출과 창업으로도 연결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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