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에서 2개월 된 갓난아기가 냉장고에서 숨진 채 2년여 만에 발견되는 등 아동 학대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관계 당국이 조사에 나서도 보호자가 조사를 거부하거나 거짓말로 일관하면 실효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2일 여수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여수시의 한 아파트 냉장고에서 태어난 지 2개월 된 갓난아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아이의 어머니 A(43)씨를 사체 유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
여수시에 지난달 6일 아동을 방임한다는 신고가 동사무소에 접수됐다. 아동보호 전문기관은 A씨의 큰아들(7)과 둘째 딸(2)을 피해아동쉼터에 보내 어머니와 격리 조치했다.
이 과정에서 동사무소 직원과 아동보호기관 직원이 가정 방문을 했으나 A씨는 두 번이나 조사를 거부했다. 지난달 20일 경찰과 동행하자 A씨는 문을 열었고, 쓰레기로 가득 찬 집 내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쌍둥이 남동생이 있는 것 같다”는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은 여수시는 A씨를 상대로 조사를 했으나 “아는 언니의 아이다”며 거짓말로 일관해 존재를 확인할 수 없었다.
결국 둘째 딸의 쌍둥이 남매는 아동 학대 신고가 들어온 지 20여일 만에 냉장고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처럼 복지부는 국내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해마다 끊이지 않고 늘고 있다고 했다.
지난 9월에는 보호자가 없는 집에서 점심때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려다 화재가 발생해 초등학생 형제가 중상을 입어 동생이 숨을 거두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 같은 아동 학대 건수는 2015년 1만9214건에서 △2016년 2만9674건 △2017년 3만4169건 △2018년 3만6417건 △2019년 4만1389건으로 5년 새 크게 늘었다. 학대를 받아 사망한 아동도 지난해에만 42명에 달했다.
이에 아동 학대가 끊이지 않자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은 지난 9월 보호자로부터 아동을 즉시 분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아동복지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여수=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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