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대 진학 후 은행원과 승무원, 변호사를 거친 송지헌 경정(사진)의 이력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블럭’에는 현재 경기 과천경찰서 수사과장으로 근무 중인 송 경정이 출연했다.
송 경정은 이날 방송에서 한국화를 전공해 화가가 꿈이었다고 소개하면서 “대학 졸업 후 작품 활동을 하려 했는데 IMF가 터졌다”며 이어 “경제적 독립을 위해 홍콩 상하이 H은행에 취직했다”고 전했다.
이어 “외국계 은행이라 전공은 보지 않고 영어 점수로 채용을 했다”며 “한 번에 합격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은행은 1년을 다니지 못했다”며 “금융인이 되려고 한 게 아니기 때문이었다”고 털어놨다.
나아가 “내 가치관과 달라 목표에 부합하는 직업을 찾았고, 싱가포르 항공사의 스튜어디스로 취직했다”며 “외국에서 돈을 벌면서 전시장도 다닐 수 있는 직업을 생각하니 외항사 승무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승무원 또한 송 경정의 길이 아니었다.
그는 “내 꿈과는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 불안했다”고 설명했다.
송 경정은 퇴사 후 사법고시 폐지 기사를 보고 괜히 초조해져서 공부하고 시험을 봤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홈쇼핑에서 매진된다고 하면 마음이 불안해지지 않나”라며 “동생이 법학을 공부해서 집에 책도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더불어 “비행기에서 공부했는데 생각보다 재밌더라”며 “1차도, 2차도 한 번에 불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무작정 고시촌으로 갔다”며 “헌법과 민법, 형법 세 과목만 보면 된다고 해서 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나중에 책을 받아보고 공부량을 알았다”고도 했다.
계속해서 “책이 키만큼 쌓이더라”며 “눈 떠서 잘 때까지 그날 봐야 하는 분량은 다 봤다”고 말했다.
송 경정은 또 “지금도 공부하면 오전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한다”며 “1년 동안 계산해보니 하루 할당량이 보통 200~300페이지였다”고 추정했다.
더 나아가 “법학 학점도 없어서 1년 내 따야했다”며 “학점 이수만 해도 1년이 걸리니까 선생님도 올해는 학점을 따고 내년부터 하라고 했는데, 한꺼번에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차 사시 시험을 앞두고는 밥도 안 먹었다”며 “밥을 먹으면 졸리니까 빵을 조금씩 떼어먹으며 40일 정도 공부만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재능 있는 사람을 이기는 방법은 양으로 승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질이 안 되면 양으로 승부하니 되더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후 변호사로 활동하던 송 경정은 선임 계약이나 수임료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피의자의 두 얼굴에 회의감을 느꼈다고. 이에 “나중에는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게 더 행복하겠다 싶었다”며 “현장 수사를 하고 싶어서 경찰에 지원했다”면서 현재에 이른 과정을 밝혔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사진=tvN ‘유퀴즈온더블럭’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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