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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의 브라이닝 권총’… 국군의 뿌리 독립군의 무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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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6-07 12:00:00 수정 : 2020-06-07 09: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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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는 죽음을 앞두고 군인임을 자부했다.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소개한 글귀는 그가 1910년 3월 26일 여순감옥에서 순국 직전 일본인 간수 지바 도시치에게 써 준 것으로 군인의 사명을 간명하게 드러낸다. 

독립군의 모습. 선인 제공

‘爲國獻身 軍人本分’(위국헌신 군인본분·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은 군인의 본분)

 

법정 최후 진술에서도 자신의 의거가 “대한제국의 의병 참모중장으로서 행한 일”임을 강조했다. 

 

‘군인 안중근’를 비롯한 수많은 독립군들은 무장투쟁을 통해 조국의 해방을 이루려했다. 그러나 일본 군대와 싸우기 위해 그들의 손에 들린 무기는 나라없는 군대의 그것인지라 열악할 수밖에 없었다. 제대로 된 무장을 갖추지 못한 채 전장을 누볐던 터라 그들의 희생은 더욱 처절해 보인다.  

안중근 의사의 유묵

◆“군자금 1만5000원으로 총 300정을 사다” 

 

독립운동세력들이 무장투쟁론을 적극 제기한 것은 3·1운동 직후였다. 제국주의 세력을 상대로 한 가장 평화로운 시위임에는 분명했으나 광복을 달성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중국 동북지역을 중심으로 70여 개의 독립군 부대가 창설됐다. 군대를 만들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군자금은 국내의 지주나 부호, 해외의 한인사회에서 모집했다. 

 

어렵게 모은 군자금이 무기 구입에 쓰인 것은 당연했다. 독립군 추적에 혈안이 되었던 일제의 문서, 독립군 내부에서 오간 서류 등은 무기를 사는 데 쓰인 군자금의 규모를 보여준다.

 

박환 교수의 ‘독립군과 무기’

최근 간행된 수원대 박환 교수의 책 ‘독립군과 무기’(선인)에 따르면 조선총독부가 1920년에 작성한 문서에 “군자금 중 간도 방면에서 모집한 금액은 약 50만 원에 달한다고 한다”는 내용이 있다. 당시 50만원이면 어느 정도의 무기를 살 수 있었을까. 박 교수는 이를 추정할 수 있는 기록으로 “금1만5000원으로 총 300정, 탄환 매정마다 1200발을 구입하기로 러시아인과 직접 계약을 했다”, “장총 100정을 매정마다 35원으로 구입하고” 등을 소개했다. 

 

만주지역 독립운동단체 중 가장 강력한 무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대한군정서는 소총 1300정, 권총 약 150정, 기관총 7문, 수류탄 80상자를 갖고 있었다고 한다.

 

안중근 의사는 브라우닝 권총을 사용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다. 선인 제공

병사는 각자 소총 1정, 실탄 500발, 수류탄 1개 정도로 무장을 했다.

 

◆벨기에제 브라우닝, 하얼빈 의거의 수단이 되다  

 

독립군이 사용한 무기의 종류는 소총, 권총, 장총, 기관총, 수류탄, 대포로 구분할 수 있다. 

 

권총 중에는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할 때 사용했던 ‘브라우닝 권총’이 있다. 유럽 지역 권총의 대명사로 벨기에에서 제작한 것이다. 안중근은 의거 당시 2정의 브라우닝 M1900과 1정의 스미스&웨슨 리볼버를 준비했는 데 브라우닝 M1900으로 거사를 이뤘다. 

 

봉오동 전투의 주역 홍범도 장군은 마우저 권총을 사용했다. 호신용으로 개발된 독일제 무기다. 마우저의 일본어 표기가 ‘모제루’(モ-ゼル)여서 흔히 ‘모젤 권총’으로 불렸다. 

 

소총은 러시아제인 5연발의 ‘모신나강’이 많이 활용됐다.  박 교수는 “이 소총은 가격이 싼 데다 러시아 적백내전 과정에서 흘러나온 것들이 많아 독립군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접근하여 확보할 수 있었던 무기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일본제 무기로는 ‘30식 초총’, ‘38식 소총’ 등이 있었다. 1897년 제작된 30식 소총은 35식을 거쳐 38식으로 개조되어 일본군의 대표 소총이 되었다. 항일 의병 진압, 청산리 전투 등에서 일본군이 주로 사용한 무기라고 한다. 

 

러시아제 맥심 기관총. 선인 제공

중무장 무기로는 기관총이 있다. 러시아제 M1910 맥심 기관총은 1·2차 대전 중 러시아 육군이 사용한 것인으로 기본적으로 1정 당 4명의 운영 인원이 필요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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