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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에 다리 깁스 한 아기 캥거루…호주 산불에 야생동물 5억마리 숨졌다

입력 : 2020-01-06 17:37:00 수정 : 2020-01-07 13: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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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일부 식물과 동물 종은 완전 멸종 위기”
호주 야생동물 보호단체 와이어스(WIRES) 관계자가 시드니 블루마인틴에서 구조한 아기 캥거루를 지난달 30일 공개했다. 이 캥거루는 다리에 화상을 입어 보호대를 착용했다. 시드니=로이터연합

 

지난해 9월부터 호주 남동부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이 역사상 가장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야생동물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최근 호주 및 영국 언론들은 화상 피해를 입은 캥거루 등 토착 동물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시드니 블루 마운틴에서 구조된 한 아기 캥거루는 두 다리에 화상을 입어 다리 전체에 보호대를 두른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호주 남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의 캥거루섬에서 화상을 입은 채 구조된 코알라를 이 섬의 자연공원 관계자가 지난 5일 공개했다. 호주 당국은 캥거루섬 전체 면적 중 3분의 1이 불탔다고 밝혔다. 캥거루섬=AP연합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의 캥거루섬에서 구조된 코알라는 피부에 온통 화상을 입어 내륙은 물론이고 섬의 동물들도 안전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호주 당국은 “캥거루섬의 전체 면적 중 3분의 1이 불타서 폐허로 변했다”며 “일부 식물과 동물 종은 완전 멸종 위기”라고 밝혔다.

 

내륙 피해는 정확한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 산불이 가장 큰 규모로 퍼진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는 지난 4개월 새 코알라 8000여마리가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코알라는 이미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는데, 정부 관리들은 호주 전체의 약 30%가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보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시드니대 생태학자들은 이번 산불로 캥거루와 코알라 등을 비롯한 포유류, 조류, 파충류 등 야생동물 약 4억8000만마리 또는 그 이상이 죽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기록적인 고온과 기후 변화로 더 심해진 가뭄 탓에 4개월째 잡히지 않고 있는 산불로 현지에서는 900만에이커(약 3만6433㎢)의 숲이 파괴됐다.

 

이들 생태학자들은 성명을 내고 ”피해 동물 중 상당수는 화재에 의해 직접 목숨을 잃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다른 동물들은 식량과 보호소 자원의 고갈과 포식자인 야생 고양이와 붉은 여우의 유입 때문에 죽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잘 알려진 종들만이 위험에 처한 게 아니라 곤충들도 불에 매우 민감하다”며 ”우리 생태계에서 수분이나 영양분 순환 같은 것은 이들 곤충에 의존하는데, 어떻게 회복될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호주 출신 배우인 니콜 키드먼(52)은 남편 키스 어번(52)과 함께 50만달러(약 5억8460만원)을 기부하는 등 유명 인사와 재력가들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그간 산불로 호주에서는 1000채 이상의 집이 피해를 봤고, 18명이 목숨을 잃었다.

 

김명일 온라인 뉴스 기자 terr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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