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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 중엔 '생리짱 배지' 달아라"에 "미투 운동" VS "부끄러운 일"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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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1-26 11:25:04 수정 : 2019-11-26 17: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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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오사카 다이마루백화점에 입점한 여성 패션ㆍ잡화 브랜드 ‘미치카케’가 직원들의 생리 여부를 알리도록 한 배지. 평소엔 브랜드 로고가 그려진 앞면이 보이도록 착용하지만 생리 중엔 관련 캐릭터가 있는 뒷면으로 돌려 사용한다. WWD 재팬 제공

 

최근 일본 오사카(大阪)에 위치한 한 백화점 여성 패션·잡화 매장 여성 직원들이 단 '생리 배지(生理バッジ)'가 온라인을 발칵 뒤집고 있다. 직원들이 가슴에 부착한 배지를 통해 생리 중임을 알리도록 한 이른바 생리배지를 달고 접객하게 한 것이 온라인상 공개 되며 찬반 논란으로 번졌다.  

 

일본의 패션매체 'WWD 재팬' 및 '포브스 재팬' 등 복수 일본 현지언론은 지난 25일 다이마루 백화점 우메다점에 22일 개점한  '미치카케(michi kake)'의 생리배지에 대한 각종 논란을 다뤘다. 

 

미치카케는 여성의 월경을 비롯해 여성 전용 의류, 미용 아이템, 코스메틱 제품, 한방 차 등을 판매하는 매장인데, 특이할 점은 여성의 신체리듬의 변화에 맞추어 여러 상품을 진열한단 점이다. 

 

일본 오사카 다이마루 백화점 우메다점에 지난 22일 개점한  '미치카케(michi kake)' 전경.  WWD 재팬 제공

 

논란이 된 생리배지는 생리를 주제로 한 만화 '생리짱(生理ちゃん)'의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평소엔 브랜드 로고가 보이게 달다가 생리가 시작되면 이를 뒤집어 붙이는 방식으로 활용한다.

 

이 배지에 대해 이 매장의 점장은 포브스 재팬에 "성이나 생리라는 주제는 지금까지 숨기며 부끄러운 일로 치부돼 왔다. 생리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를 먼저 보여주면서, 여성에 대한 새로운 메시지를 사회에 전달하고, 이를 통해 여성전용 용품에 대한 잠재적 니즈를 끌어 내 홍보 효과에 일조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생리 배지 부착 여부는 시험적인 도전으로써 점원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단 점도 강조했다.

 

미치카케 홍보국 관계자는 WWD에 "생리배지 부착 목적은 사내 커뮤니케이션 촉진"이라며 "생리용품 등을 같이 세일즈 하는 동료들에게 생리 사실을 알려 점원들 간 효과적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생리배지가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지는 논의 중에 있다"는 여지를 뒀다. 

 

일본 인기 만화 캐릭터. 생리짱. 트위터 캡처

 

같은 날 한 방송 프로 '스키리(スッキリ)'는 생리 배지 화제를 다뤘는데, 프로그램 내에서 한 출연자는 "여성들이 화장실에 생리대를 가져갈 땐 부끄러움을 동반해야만 한다"는 지론을 전개하기도 했다.  다른 출연자는 "생리에는 개인차가 있는데, 두통이나 스트레스 등을 동반하기 때문에 컨디션을 주변 사람들에게 미리 알리는 것이 좋다"며 생리배지 찬성 의견을 내기도 했다. 

 

트위터상에서도 찬반 논란은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생리용품은 눈에 뛰기 때문에 가지고 다니기 부끄럽다", "생리 중인 것을 알리기 싫어 생리대를 가리고 화장실에 간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생리는 부끄럽지 않다", "생리 중임을 알릴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워 할 필요도 없다"는 반론도 있었다. 

 

한편, 일본 내에서도 여성의 성차별  및 성폭행 사실을 고발하는 미투(me too)운동 열풍이 2017년 12월 전직 TBS기자 이토 시오리(伊藤詩織)가 전 워싱턴 지국장 야마구치 노리유키에게 성폭행 피해를 당한 이야기를 엮어 낸 책 '블랙박스'를 출간하며 불었다.

 

이후 '#미투(metoo)' 해시 태그를 단 일본 내 트위터 수는 폭증 했다.  당시 아하시신문은 트위터 내에 미투 해시태그 수가 2달 동안 약 6만회에서 책 출간 시점인 17일과 18일 7만을 넘어 세계에서 3위에 올랐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미투운동은 최근까지 지속되며 일본 내 성평등에 대한 여성들의 목소리 저변을 넓혀 왔는데, 일각에선 '생리배지 논란'도 미투운동으로 인해 "여성들이 자신의 여성성을 보다 직접적으로 말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WWD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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