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이 말은 옛말이 됐다. 지금은 사먹는 게 더 맛있고 싼 시대다. 1인가구와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부부·워킹맘 등이 늘면서 반찬을 사먹는 가정이 늘고 있다. 반찬 시장이 커지면서 식품업계가 주도하던 반찬 시장에 백화점까지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새벽에 집 앞으로 반찬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1∼2인가구와 맞벌이 부부 증가로 반찬을 소량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추세에 발맞춘 것으로, 고객의 요청사항을 반영한 가정식 반찬을 선보인다.
정기 배송되는 반찬은 김치류와 볶음류, 조림류, 전류, 국류 등 200여개의 메뉴로 구성돼 있다. 주문 당일 조리하며, 오전 1∼7시 사이 서울 전 지역과 김포, 고양시 등 경기도 대부분 지역에서 새벽 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다. 택배 배송은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으로 가능하다.

최원호 롯데백화점 식품부문 바이어는 “롯데백화점은 2018년 설 명절부터 가정식 상차림 배송 서비스를 제공했고, 고객들의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이번 맞춤형 가정식 반찬 정기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쓱찬’을 통해 200여종의 반찬을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자체 브랜드 ‘피코크’의 가정간편식 매출이 2500억원에 육박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피코크의 시장 안착을 계기로 신선 반찬까지 메뉴를 넓히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CJ제일제당과 롯데마트 등 식품과 유통 대기업들도 반찬몰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진출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업계에선 동원그룹과 한국야쿠르트가 반찬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온라인배달 전문몰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더 반찬’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더반찬은 현재 회원수 40만명, 앱 다운로드수 5만명에 달하는 온라인 반찬 쇼핑몰이다. 동원홈푸드 관계자는 “집밥에 가장 가까운 맛으로 구현한 300여개의 메뉴를 당일 만들어서 수도권 지역에 새벽 배송한다”며 “30∼40대 여성들의 주문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의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잇츠온’은 단 한번의 주문으로 한달치 식단을 집까지 무료로 배송해 준다. 소비자가 원하는 날짜에 원하는 식단을 받아보는 ‘DIY식단’과 소비자가 배송요일만 지정하면 전문가가 선별한 식단을 제공하는 ‘MD추천식단’으로 나뉜다.
이처럼 업종을 뛰어넘어 대기업까지 반찬몰 진출을 서두르는 것은 가정간편식 시장의 보완재로서 신선 반찬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사 먹는 반찬 시장 규모가 2013년 이후 매년 10 가까이 성장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사 먹는 반찬 시장은 2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반찬을 만드는 것은 언제나 주부들의 큰 고민이다. 많은 시간과 함께 노력을 쏟아야 한다”며 “하지만 반찬 사먹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고, 이제는 반찬을 배송해 주는 서비스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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