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잇따라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배달비를 도입하면서 '2만원 치킨' 시대가 현실화했지만, 점주들은 닭고기 가격과 배달비가 모두 올라 이익이 줄었다며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지난달 19일 주력 제품인 '황금올리브' 제품 가격을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 인상했습니다.
현재 상당수 지점에서 2000원 가량의 배달비를 받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들은 이 치킨을 먹는데 최소 2만원을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 따르면, 이달 12일 기준 앱에 등록된 국내 치킨 업소 가운데 배달비를 받는 매장은 절반(50.9%)에 이릅니다.
배달비는 올해 5월부터 한 치킨업체가 건당 2000원씩 부과하기 시작했는데, 불과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배달비 부과 매장이 절반을 넘길 정도로 업계에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치킨의 원재료 격인 육계(肉鷄)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점주들이 고충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육계 산지 가격은 지난해 1418원과 평년 1599원보다 각각 3.5%, 14.4% 낮은 생체 1㎏당 1369원에 거래됐습니다.
그러다 지난달 하순부터 생계 구매가 늘어나 강보합세를 보이면서 이달 평균 가격은 지난해 1155원보다 높은 1㎏당 1300∼1500원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 이달 들어 닭고기 가격은 크기와 상관없이 일제히 오름세를 띠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는 '10호 닭'을 육가공 업체로부터 3000원 가량에 공급받아 이를 4000∼5000원에 가맹점주에 넘깁니다.
10호 닭이란 닭의 무게가 950~1050g 정도 나가는 상태로, 이 시기에 닭의 육질이 가장 부드럽고 쫄깃해집니다. 허약한 닭은 살이 쫄깃하지 못하며, 비만 닭의 경우 기름기가 많고 살이 퍽퍽합니다. 전체 닭 생산량 중 30%밖에 되지 않는 10호 닭은 식용 닭 중에서 가장 고가(高價)에 속합니다.
최근 닭고기 가격 상승으로 가맹점주가 납품받는 신선육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프랜차이즈 치킨 본사가 책정한 제품 가격은 그대로인데, 닭고기 납품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점주 수입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닭고기 납품 가격 인상, 배달비 껑충…점주 수입 감소
소비자들은 가맹점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일정 부분 공감하면서도, 방문포장을 하거나 직접 가맹점에 전화로 주문하는 소비자에 대한 할인혜택이 미흡하다고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배달앱을 사용하면 포인트가 누적돼 추가 할인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일부 가맹점에서는 방문포장할 경우 할인해 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가맹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실정입니다.
일각에서는 방문포장 할인정책이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본사와 가맹점주 간 충분한 협의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특성상 본사가 가격 정책을 결정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가맹점주가 방문포장이나 가맹점에 직접 전화할 경우 할인해주는 정책을 소비자들에 홍보하기 위해선 또 다른 비용이 들어갑니다. 설령 비용을 지불하고 홍보를 해도 이미 배달앱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전문가들은 치킨 가격을 옵션별로 다양하게 설정·조정하는 건 결코 간단한 게 아니라면서도, 본사가 나서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가격 정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소비자 방문포장, 가맹점 직접주문…추가 혜택 가능할까?
다양한 분야의 외식업 가운데 매출 기준 프랜차이즈 비중이 가장 큰 업종은 치킨집으로, 80%를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2016년 통계청 자료를 재가공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치킨, 한식, 분식 등의 전체 매출에서 프랜차이즈가 차지하는 비율은 23.1%였습니다.
업종별로 따져봤을 때 프랜차이즈가 가장 강세를 보인 분야는 치킨전문점으로 그 비중이 82.5%에 달했습니다. 프랜차이즈 비중은 제과점업이 60.7%로 두번째를 기록했고, 피자·햄버거·샌드위치 56.1%가 세번째로 뒤를 이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419개, 이들 브랜드의 매장 수는 2만4812곳이었습니다. 국내 치킨집 10곳 중 7곳(72%)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간판을 달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프랜차이즈 치킨집이 3277곳 문을 열었고, 3098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프랜차이즈 치킨집 신규 개점 및 폐점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다 지난해 처음 각각 3000점포를 넘어섰습니다.
치킨전문점 시장이 커지면서 개점과 폐점이 모두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개점률(11.8%)이 폐점률(11.2%)보다 약간 더 높았습니다. 개점률은 전체 외식 프랜차이즈 평균(19.8%)에 비해 크게 낮고, 폐점률은 평균(11%)에 비해 다소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韓 치킨집 72% 프랜차이즈 브랜드 간판 달고 장사
한편 회삿돈으로 자녀 유학자금을 충당했다는 의혹을 받고있는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18일 오전 10시30분쯤부터 서울 송파구 제너시스BBQ 본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최근 업무상 횡령 혐의로 윤 회장을 입건했으며, 압수수색에서 회계 서류와 관련 계좌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BBQ 측은 이날 오후 입장자료를 통해 "(이번 압수수색은) 최근 KBS 보도와 관련한 것으로 보이며, 보도 이후 새롭게 밝혀진 사실은 없다"며 "현재 BBQ는 관련 보도에 대해 민형사상의 모든 법적 조치를 취했고,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사는 법원의 올바른 판단을 위해서라도 이번 압수수색과 관련해 경찰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한 매체는 지난달 15일 윤 회장이 회삿돈을 아들의 미국 유학자금과 생활비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윤 회장이 아들의 미국 유학비용을 BBQ 현지법인 자금으로 충당하고, 아들을 미국법인 상근직 이사로 등록시켜 임금을 받을 수 있게 했다는 의혹 보도 이후 이뤄진 압수수색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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