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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정의 원더풀 지중해] 푸른 바다 위 크림색 고대도시… 지중해의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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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2-01 10:00:00 수정 : 2017-11-30 15: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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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tar Valletta: 두번째 기항지, 몰타공화국
모래사막을 등에 지고 지중해의 푸른 바다를 향해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튀니지를 떠난다. 햇살에 눈부시게 빛나는 하얀 건물들의 배웅을 받으며 크루즈는 다시 지중해의 짙푸른 바다 위로 나아간다. 한낮의 태양이 서쪽으로 스며들면서 저 멀리 해안선도 붉게 물들어간다. 크루즈는 붉게 물든 바다를 해치며 지중해의 동북쪽으로 나아간다.

어느새 내려앉은 어둠 사이로 아름다운 별빛이 보석을 뿌려놓은 듯 검은 하늘과 짙푸른 바다 위에 가득하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사라진 검은 장막에 반짝이는 별들과 환한 달빛만이 흘러가고 있다. 창밖에서 흘러드는 달빛이 방 전체를 몽환적으로 만들면서 동화의 세계에 빨려드는 듯하다. 그렇게 지중해의 달빛 속에서 하루가 저물어 간다.

바닷길에 빛나던 지중해 별빛이 사라지고 아침이 밝았다. 눈부신 햇살이 침대 위로 스며든다. 발코니로 나가 보니 무지개처럼 고운 빛이 하늘 아래 네모반듯하게 떠 있다. 창문에 반사된 햇살이 짙푸른 바다 위로 반사되는 것이다. 그 뒤는 크림색 배경의 병풍처럼 서 있는 풍광이 펼쳐진다. 몰타공화국 수도 발레타이다. 
크루즈 발코니로 나가 보니 크림색 배경의 병풍처럼 서 있는 풍광이 펼쳐진다. 발레타의 첫인상이다.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 촬영 장소로 각광받고 있는 몰타는 ‘지중해의 작은 할리우드’로 불린다.
크루즈의 극장에서 몰타공화국 수도 발레타 기항지에 내리기 전 관광 코스와 언어에 따라 팀을 나누고 있다.

몰타 공화국은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남쪽으로 93㎞ 거리에 있는 섬들의 나라이다. 지중해 한가운데 몰타 섬과 고조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사이 코미노섬은 인근 고조섬의 도시에서 관할한다. 몰타, 고조, 코미노 섬에 사람들이 살고 그 외는 무인도들이다. 대부분 셈어족에 속하는 몰타인이지만 미국인, 영국인, 이탈리아인, 인도인, 아랍인도 거주한다. 몰타어와 영어가 공용어이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아프리카아시아어족의 언어를 사용한다.

7000년 역사의 몰타는 지중해 한가운데 위치한 지리적 위치 때문에 카르타고, 로마 제국, 시칠리아 왕국, 에스파냐 왕국 등 지중해를 지배했던 여러 나라들의 지배를 받아 왔다. 1530년부터는 성 요한기사단(몰타기사단)의 영유지가 되기도 하였으나 1798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이끄는 프랑스군에 점령되었다. 1800년 영국령이 되었다가 1964년 9월 21일 독립하였다. 1974년 군주제를 폐지하고 공화제로 변경하였으며 현재는 유럽연합, 영국연방에 속한다. 역사 속 과거 열강들의 흔적은 문화 곳곳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슬람 문화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라틴 문화 영향도 많이 남아 있다.

기항지에 하선하기 전 항구의 모습은 흡사 영화의 한 장면이다. 나에게는 낯선 나라지만 전 세계 유명 영화의 배경이기도 하고 세계 각지 관광객들이 찾는 유명 관광지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최근 몇 년 동안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 촬영 장소로 각광받고 있는 이곳 몰타를 ‘지중해의 작은 할리우드’라고 부르기도 한다. 영화 트로이, 글레디에이터, 알렉산더 등 기억 속 영화 한 장면과 몰타 배경을 떠올리며 설렘을 갖고 발레타에 첫발을 딛는다.
발레타는 고대의 특징을 보존하면서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도시 유적이다. 작은 섬에 위치하다 보니 도시가 확장되거나 이전되지 않고 고대부터 구축된 도시 위에 현대의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다.
발레타는 요새와 도시가 결합하면서 도시 전체가 성곽과 보루로 둘러싸여 있다. 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성곽은 그 자체로 가장 매력적인 자연경관이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몰타 수도 발레타는 요새 도시로, 성요한기사단장인 ‘장 파리소 드 라 발레트’ 이름에서 유래했다. 발레타는 고대의 특징을 보존하면서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도시 유적이라고 한다. 작은 섬에 위치하다 보니 도시가 확장되거나 이전되지 않고 고대부터 구축된 도시 위에 현대의 사람들이 계속 거주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탈리아 건축가들에 의해 1566년 도시가 정비되면서 현재의 도시가 완성되었다고 한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건축기술과 도시계획이 잘 보존되어 있어, 도시 자체가 그대로 문화유산인 셈이다. 더구나 요새와 도시가 결합하면서 도시 전체가 성곽과 보루로 둘러싸여 있다. 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성곽은 그 자체로 가장 매력적인 자연경관 중 하나로 꼽히기에 손색없다.

투어를 함께할 가이드는 나이가 지긋한 금발 여성이다. 할머니라고 하기에는 활기찬 목소리로 우리를 불러 모은다. 안내 명찰에는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이 차례로 쓰여 있다. 물어보니 잘하는 언어 순서라고 한다. 지중해 나라에서 만난 가이드들은 외국어가 한 나라의 지방어처럼 쉬운 것인지, 외국어 특기자들만 관광업에 종사하는지 궁금할 정도로 여러 언어에 능통하다. 
나이가 지긋한 금발의 가이드가 활기찬 목소리로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 기사단의 사유 정원이었던 ‘옥상 바라카 정원’은 발레타를 둘러싼 성벽 남단에 위치한 정원으로 그랜드 하버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최고 전망대다.
라임스톤(석회암)으로 이루어진 건물들을 따라 좁은 바둑판과 같은 거리로 발걸음을 옮기며 유럽 최고의 예술 작품인 교회, 궁전을 만난다.
관광 안내는 이탈리아 출신 기사단의 사유 정원이었던 ‘옥상 바라카 정원’ 방문으로 시작했다. 발레타를 둘러싼 성벽 남단에 위치한 정원으로 그랜드 하버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최고 전망대이다. 그리고 몰타 건축의 백미로 꼽히는 바로크 양식의 ‘성요한대성당’을 방문했다. 제롤라모 카사르에 의해서 만들어진 이전 기사단 수도원 교회이다. 성당 내부에는 이탈리아 화가 카라바조와 마티아 프레티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적 걸작이 있다. 성엘모요새까지 중세풍의 옛 골목을 거닐며 도시를 느낀다.
몰타 건축의 백미로 꼽히는 바로크 양식의 ‘성요한대성당’. 제롤라모 카사르에 의해서 만들어진 이전 기사단 수도원 교회이다. 성당 내부에는 이탈리아 화가 카라바조와 마티아 프레티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적 걸작이 있다.
라임스톤(석회암)으로 이루어진 건물들을 따라 좁은 바둑판과 같은 거리로 발걸음을 옮기며 유럽 최고의 예술 작품인 교회, 궁전을 만난다. 바쁜 일상에서 현재 시간을 잊고 중세 어느 시대로 거슬러 유럽 예술 도시를 거닐며 한낮의 햇살을 즐긴다.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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