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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의 남성들에게 접근해 살해한 카케하이 치사코(70). 출처=교토신문 |
돈 많은 고령의 남성들에게 접근해 독살 후 유산을 빼돌린 70대 여성이 사형을 선고받았다.
일본 교토신문 등 다수 외신은 지난 7일(현지시간) 3명의 70대 남성을 청산가리로 죽인 카케하이 치사코(70)에게 사형이 선고됐다고 보도했다. 카케하이는 현지서 ‘블랙 위도우(검은 과부)’라고 불렸다. 블랙 위도우는 교미 후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 독거미를 뜻한다.
카케하이가 만난 남성들은 모두 70대 이상이었고 부유했다. 그녀는 데이트 사이트를 통해 노인들에게 접근한 뒤 결혼 이후 살해했다. 카케하이는 이 같은 범행으로 보험금과 유산 등 총 10억엔(한화 97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녀가 경찰에 덜미를 잡힌 건 4번째 남편인 카케하이 이사오(75)가 지난 2013년 결혼 한 달만에 교토 인근 집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면서다. 카케하이의 이전 남편 3명도 모두 죽었지만 당시에는 살해혐의를 받지 않고 있었다.
카케하이는 지난 2014년 6월 재판에서 “바로 의심될 게 뻔한데 살해를 하겠냐”며 이사오의 죽음에 대한 혐의를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카케하이가 상속을 받기위해 청산가리로 지난 남편들도 살해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후 카케하이는 치매증상이 있다고 주장하다 7월 증언에선 혐의를 인정하며 “남편이 다른 여자들에게 수천만 엔을 주고 다녀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사형이 집행돼도 미소를 짓고 죽겠다”고 말해 주변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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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법정의 모습. 출처=더선 |
경찰 조사 결과 카케하이는 24 세에 처음 결혼을 했고 오사카에서 첫 번째 남편과 함께 직물 인쇄 회사를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1994년쯤 남편이 사망하며 공장은 파산했고 집까지 경매에 오르자 카케하이는 주변 사람들에게 대출을 받고 다녔다.
이후 카케하이는 데이트 사이트에 등록하여 연간 수입이 1000만엔(한화 9800만원) 이상인 부유층과 연결되도록 설정했다. 그녀는 10명 이상과 결혼하거나 관계를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과정에서 노인 3명을 청산가리로 살해했고 1명은 시도에 그쳤다. 다만 카케하이의 변호인은 “모든 희생자가 법적인 부검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피해자 중 일부는 질병이나 다른 독약의 사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카케하이는 보험금과 유산으로 10억엔(약 97억원)을 빼돌렸지만 이 돈을 주식에 투자해 대부분 날린 것으로 나타났다.
교토지방법원은 지난 7일 카케하이에게 “돈에 대한 욕심으로 인한 가증스러운 범죄였으며 치매 등을 고려한 사형 선고도 피할 수 없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카케하이는 사형선고를 받은 뒤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이후 취재진에게 “내가 뭐라 해야 할까?”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팀 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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