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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기술 노예 안되려면 정신적 균형 중요”

입력 : 2017-07-13 21:14:57 수정 : 2017-07-13 21: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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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데우스' 저자 하라리 교수 “현 인류는 역사상 가장 많은 지식을 갖고 있지만, 역사상 어느 때보다도 미래를 예측할 능력이 미약한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베스트셀러인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에서 인류의 과거와 미래에 관한 도발적인 메시지를 던진 유발 하라리(41) 예루살렘 히브리대 교수는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12일 한국을 방문한 그는 13일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하라리 교수는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혼돈의 상태”라고 규정했다. 그는 “빠른 변화 속에서 40년 후 아이들에게 뭘 가르쳐야 할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미래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답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정보나 기술을 가르치는 데 집중하기보다, 정신적 균형이나 유연성을 기르는 데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 히브리대 교수가 13일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연합뉴스
지난 5월 국내에 번역·출간된 ‘호모데우스’에서 그는 인류가 머지않은 미래에 신을 넘어서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라리 교수는 “여기서 말하는 신은 은유가 아닌, 문자 그대로 ‘신’(God)이 된다는 것”이라며 “생명을 창조하고 파괴하는 능력을 갖춘 신처럼 인간도 인공지능(AI)과 생명공학의 힘을 빌려 생명체를 만들고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라리 교수는 “AI는 폭발적인 힘을 가진 기술인 만큼 이런 기술을 시장이나 기업이 스스로 규제하도록 맡기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정부나 대중이 AI의 개발과 규제에 훨씬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새로운 힘을 얻고 있지만 세계가 얼마나 복잡한지, 우리가 하는 행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한 이해는 제한적”이라며 “우리가 조심하지 않으면 역사상 인간이 창조한 사회 중 가장 불평등한 사회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AI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이야기하면서도, 규제가 무지나 공포가 아닌 이해에 기반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라리 교수는 “AI에 여러 긍정적인 잠재력이 있지만, 공포나 무지로 인한 과잉규제로 이런 잠재력을 잃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라리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술에 지배받지 않으려면 “내가 인생에서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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