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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VS 비장애 공간 지우개] (4) 장애인 표지판 역동적으로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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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7-11 10:00:00 수정 : 2017-07-10 23: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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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칼럼을 기고하며 독자들의 여러 의견을 받았다. ‘생각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라는 의견이 많았으며, ‘알고, 생각해 보고, 고민해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장애인을 위한 직접적인 행동이 어떤 것이 있는지 물어보는 이도 있었다. 이번에는 장애인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구체적 행동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위 사진은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을 표현할 때 쓰이는 이미지다. 이들 사진의 차이점에 대해 잠시 생각을 해보자. 발견했는가? ISO(국제표준기구)에서 표현한 이미지는 장애인이 휠체어에 타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는데, 수동적인 모양이다. 팔을 앞으로 하고 있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움직일 수 있어 보인다. 2001년 KS(한국사업규격)에서는 이러한 수동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팔을 뒤로하여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이미지로 개정하였다.

2014년 5월2일 개정된 KS(한국산업규격).
그러나 2014년 5월2일 KS는 다시 팔을 앞으로 하는 수동적인 모습으로 장애인 이미지를 개정하였다. 필자가 개정된 이유를 보건복지부에 확인해 본 결과 ‘ISO 기준에 맞춰 이미지를 변경했다’라는 답을 받았다. 기존 IS 이미지를 왜 개정했는지에 대해 장애인 당사자, 전문가들과 소통을 통해 알아봤다면 다시 바뀌지 않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여러분은 어떤 이미지가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사라 핸드렌이 그린 장애인 이미지.
출처=국민대통합위원회 블로그
미국 뉴욕에서 포즈를 취한 사라 핸드렌.
장애인 이미지에 대한 미국 뉴욕의 사례를 살펴보자. 디자이너 사라 핸드렌은 기존 장애인 이미지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직접 휠체어를 밀고 나가는 역동적인 모습으로 제작하였다. 또한 이 이미지를 기존 표지판 위에 붙이는 운동을 확대해 나갔다. 바뀐 이미지를 처음 본 뉴욕시 측은 “공공 시설물을 파괴한다”며 반대했으나, 46년 만인 2014년 7월25일 공식 인정하고 사용하였다. 우리나라와 대조되는 사례이다.

(왼쪽부터) 미국에서 학생들이 직접 장애인이 이미지를 만들어 학교 창문에 부착한 모습. 시민들이 기존 장애인 표지판 위에 역동적인 장애인 이미지를 부착하고 있다.
(왼쪽부터)시민들이 미국 뉴욕의 거리에서 장애인 이미지 개선을 위한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장애인 표지판 위에 개선 이미지를 그려 넣은 모습.
출처=장애인 아이콘 프로젝트 페이스북
이제 독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가 다시 예전의 능동적인 장애인 이미지를 찾기 위해서는 두가지의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개정된 법을 다시 개정해야 하고, 두번째는 개정된 이미지를 사용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신문고에 국민제안제도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불편하고 불만이 있는 내용을 적고 그것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안하게끔 되어 있다. 국민신문고 사이트를 방문하여 장애인 표지판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제안해 보자. 필자가 주장하는 개선방안뿐 아니라 독자들이 생각하는 개선방안도 함께 내놓으면 더 좋다. 한명이 아닌 많은 이가 보내는 제안이라면 개선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필자도 제안서를 작성해 보았다. 많이 적을 필요는 없다. 중요한 내용만 적으니 5분 만에 마칠 수 있었다. 문제점과 개선방안, 기대효과를 적게 되어 있는데, 모두 칼럼 내용에 포함되어 있다.

5분만 투자하면 여러분도 실천에 나설 수 있다. 행동의 변화는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 내며, 인식 변화의 증거는 행동에서 찾을 수 있다. 그만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인식을 바꾸는데 중요하다.

제안서 작성 후 마음은 세상 그 어떤 일을 했을 때보다 뿌듯함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김태연 고양온시디움치료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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