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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드 반입 보고 누락이 세상에 떠벌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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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국방부 의도적 누락” 발표
중대 안보 현안 신중 접근 필요
北 위협에 안보역량 집중해야
청와대는 어제 국방부가 청와대 보고 문건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 추가 반입과 관련한 내용을 의도적으로 누락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그제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국방부 정책실장 등을 집중 조사한 결과 국방부 실무자가 작성한 보고서 초안에는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 문구가 명기됐으나 26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제출한 보고서에는 관련 문구가 삭제됐다는 것이다. 그 후 발사대 추가 반입을 인지한 정 실장이 28일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물었으나 한 장관은 “그런 게 있었느냐”고 반문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러나 한 장관은 취재진에게 “대화를 하다 보면 서로 관점이 뉘앙스 차이가 날 수 있다”면서 자신에게 쏠린 보고 누락 지시 의혹을 부인했다. 고의 누락 여부는 청와대와 국방부의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이 가려져야 한다.

진상 조사와는 별개로 청와대가 보고 누락 의혹을 세상에 떠벌리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차분히 조사를 벌인 뒤 그 결과에 따라 관련자를 문책하면 되지 않는가. 안보 관련 사안은 신중히 다뤄야 한다. 북한 핵·미사일 역량이 날로 강화되는 마당에 방어용 무기를 놓고 야단법석을 떠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자칫 한·미 동맹의 균열을 초래하는 악재가 될 수도 있다. 미국 국방부는 곧바로 “사드 배치 과정은 매우 투명했고 사드 프로그램에 매진할 것”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사드 배치에 반대해온 중국 외교부도 “유관 상황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게다가 사드 포대가 발사대 6기로 구성되는 만큼 발사대 4기 추가 반입은 충분히 예상된 일이었다. 일각에서 과잉 대응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지금 한반도 안보 정세는 위중하다. 새 정부 들어 북한은 매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고, 미국은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공격에 대비한 요격시험에 성공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어제 “임의의 장소에서 ICBM 시험발사가 준비돼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진상조사가 이뤄지는 동안에는 사드 배치 작업이 전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성주 사드 부지에 배치돼 있는 발사대 2기와 사격통제 레이더 등으로는 유사시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어제 대통령이 격노한 과정을 설명하면서 “국가와 국민의 운명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드 반입이 국민도 모른 채 진행됐다”고 했다. 그러나 군사기밀로 취급되는 무기 도입을 모든 국민이 꼭 알아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국가와 국민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청와대가 강조한 사드 반입이 아니라 북한의 도발이다. 안보 현안을 놓고 우리 내부 문제에 집중하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관심을 흐트러뜨리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대통령의 격노는 미사일 도발을 일삼는 북한 정권을 향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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