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피플스 관계자는 “소송 제기에 늦은 감이 있지만 출시 당시에는 회사 규모가 작아 내부사정상 대기업 게임회사 상대로 싸운다는 부담이 있었다”며 “곧 부루마블 새로운 버전이 출시될 예정이고 그동안 업계의 저작권 관련 승소 판례가 발생함에 따라 이번에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넷마블 측은 “해외에서 오랜기간 유사한 형태의 게임이 존재했고 당사의 경우 16년간 퀴즈마블, 리치마블, 모두의 마블 등 동일한 게임성의 게임들을 서비스 해 온 상황에서 갑작스런 소송 제기가 당혹스럽다”며 “법적으로 명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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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피플스 ‘부루마블’과 넷마블 ‘모두의 마블’ 도용 논란 비교 |
◆도용 논란된 포인트는
넷마블 ‘모두의 마블’에 대해 아이피플스가 제기하는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넷마블게임즈가 원작인 부루마블 게임의 지적재산권(IP) 사용 허락 없이 ‘모두의 마블은 부루마블의 모바일 버전’이라는 점을 강조해 홍보했다는 것이다. 2013년 모두의 마블 출시 당시 넷마블의 공식 보도자료에는 “국내 최초로 ‘부루마블’을 소재로 한 온라인 게임 ‘모두의 마블’ 정식서비스를 실시한다”는 문구가 있다. 기존 부루마블 IP를 정당하게 사용해 제작한 게임인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게 아이피플스 입장이다.
부루마블 원작사인 씨앗사 관계자는 “넷마블이 모두의 마블 출시 직전 저희 제품이 모바일판으로 나오는 것처럼 광고해 이에 대해 특허 관련 컴플레인을 걸었다”며 “이후 넷마블은 관련 영상 등을 모두 삭제하고 ‘그런 적 없다’고 대응해 더 이상 문제삼을 방법이 없었다”고 밝혔다. 다른 게임업계 한 관계자도 “넷마블이 부루마블 IP 계약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몰랐던 사용자들이 많았을 텐데 다소 충격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두번째 쟁점은 아이피플스가 부루마블 모바일 버전 구현 과정에서 개발한 새로운 게임 전개 방식과 규칙 등을 모두의 마블이 모방했다는 저작권 침해 논란이다. 게이지 바를 통한 주사위 숫자 컨트롤 규칙, 랜드마크 건설 규칙, 한 게임당 30턴 제한 규칙, 우주여행 규칙 등이 그대로 사용됐다는 것이다. 아이피플스 측은 게임 규칙은 게임 개발자의 개성이 드러나는 부분으로 창작물로서 저작권법 보호 대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대기업 횡포의 전형” vs “부루마블 출생논란부터”
이번 무단도용 논란에 대해 “대기업의 중소기업 사업 빼앗기의 전형”이라는 비판과 “부루마블 역시 미국 유명 보드게임 ‘모노폴리’와 유사하고 이미 보편화된 해당 게임 유형에 대해 베끼기 논란은 부적절하다”는 시선이 엇갈린다.
대형 게임회사 넷마블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아이피플스는 “모두의 마블이 인기를 끌면서 자사의 부루마불은 매출이 급감했고, 게임을 개발했던 자회사 엠앤엠게임즈는 2015년 사실상 폐업하게 됐다”고 전했다. 아이피플스에 따르면 넷마블은 원작사 허락 없이 모두의 마블 개발에 뛰어들어 2013년 기준 673억원이던 매출이 게임 출시 다음해 3600억원으로 6배 가량 증가할 정도로 높은 영업이익을 챙겼다.
이에 그치지 않고 넷마블은 2014년쯤 모두의 마블을 보드게임으로도 출시했다. 부루마블 원작사인 씨앗사 관계자는 “넷마블이 온라인과 모바일로 모자라 오프라인에서도 모두의 마블을 출시한 것은 대기업의 밥그릇 빼앗는 행태”라며 “이를 기점으로 일시적으로 부루마블 매출이 줄어들고 소비자들도 두 게임을 혼동하는 등 영향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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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유명 보드게임 ‘모노폴리’ 플레이 모습 |
한편 일각에서는 애초에 부루마블이 미국 유명 보드게임 ‘모노폴리’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있어 온 만큼 지금의 도용 논란은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부루마블은 전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주사위 보드게임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다 법적으로도 게임의 전개 방식, 규칙, 게임의 단계 변화 등은 저작권법으로 보호받지 않고 있기도 하다.
모두의 마블 이용자인 직장인 이모(28)씨는 “(부루마블과 모두의 마블이) 게임방식 등 전체적인 프레임이 같지만 모노폴리, 라이프 등 유사한 종류의 게임을 차용했다고 본다”며 “그게 재산권이나 독점권 형성이 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 역시 “부루마블도 미국의 모노폴리를 도용했다고 볼 수 있어 지금의 논란은 애매한 구석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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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모노폴리 시리즈들. |
1904년 특허가 출원돼 무려 100년 이상 된 전통의 인기 보드게임 ‘모노폴리’는 독과점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제작됐다고 전해진다. 당시 애틀란타 등지의 퀘이커 교도들에게 널리 퍼졌고, 자체적인 로컬룰도 개발될 정도였다. 미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전돼 온 특성상 모노폴리라는 이름은 보통명사처럼 자리잡았고 게임 규칙도 저작권 대상이 아니어서 디자인만 살짝 바꾼 모노폴리 짝퉁 시리즈들이 여전히 합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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