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는 의류재활용 산업이 커지자 자국 내 영세 의류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2004년 제한조치까지 취했다. 현재 정부가 인증한 구자라트주의 칸드라 특별경제구역(SEZ)에 있는 16개 업체만 재수출을 목적으로 폐기된 의류를 수입할 수 있다. 칸드라 SEZ로 수입된 의류 중 15%는 국내시장으로 반입이 가능하다. 델리시내 가장 큰 의류도매시장인 아자드마켓에 유통되고 나머지는 재가공 등을 거쳐 해외로 수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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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구자라트주 칸드라 특별경제구역(SEZ)의 중고 의류 거래 시장. 월스트리트저널·더와이어 캡처 |
칸드라의 재활용 사업체는 중고 의류 사업자로부터 헌 옷 무더기를 구입한다. 이때 옷에서 발견되는 동전, 시계 등 값나가는 물건을 소유할 권리도 같이 산다. 200여 가지의 분류작업을 하는 일꾼들은 하루에 약 5달러를 받는다. 5달러는 인도의 평균임금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때 몇몇 회사는 조르조 아르마니, 에르메스, 프라다 같은 명품 브랜드 옷을 따로 골라내는 팀을 꾸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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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열린 패션 행사 ‘메트 갈라’에 모델로 출연해 플라스틱 병을 재활용한 섬유로 만든 드레스를 선보인 배우 에마 왓슨. 텔레그래프 캡처 |
분류작업은 몇 단계로 나뉘는데 마지막에는 바지의 허리사이즈를 보고 걸러내는 작업이 이뤄진다. 남성용 바지는 40인치 이상, 여성용 바지나 치마의 경우 32인치 이상을 따로 골라낸다. 미국 사이즈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제3국에서 입을 만한 사람을 찾을 수 없어 처치 곤란하기 때문이다. 이것들은 다시 팔지 않고 분해돼 다른 종류의 안감으로 쓰인다. 칸드라의 재활용 의류는 90% 이상 아프리카로 수출된다.
칸드라로 수입되는 헌 옷 중 약 30%정도는 되팔린다. 나머지는 재가공된다. 저렴한 담요 등으로 재가공되면 구호품 등으로 쓰일 수 있다.
조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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