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CEO 하계포럼서 간담회
첨단제품 아이폰·갤럭시 S6엣지
화낙제 로봇 있어야 생산 가능
4차 산업혁명 선제 대응도 강조

2015년 포브스 선정 기업 랭킹에 따르면 화낙의 시가 총액은 531억달러(약 59조3000억원)에 달한다. 5500명에 불과한 직원이 올리는 매출은 61억4000만 달러(약 6조8000억원)이고 영업이익률은 무려 40%선이다. 그러면서도 일본 후지산 기슭 광대한 부지에 본사·연구소 등을 두고 철저한 보안으로 외부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화낙의 이나바 요시하루(稻葉善治·사진) 회장이 지난 28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에서 열린 ‘전경련 CEO 하계포럼’에서 국내 기자를 만났다.
그는 화낙이 산업용 로봇 세계 1위를 차지한 과정에 대해 “산업용 로봇은 신뢰성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많은 힘을 들여 제품을 개발했고, 항상 최신 기술을 로봇에 반영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알파고 열풍’으로 화두가 된 ‘딥 러닝’ 방식의 인공지능 심층학습 기술에 대해서도 이미 연구 결과를 실용화해 제품에 적용한 상태라고 한다.
화낙이 은둔형 기업으로 알려진 데 대해 이나바 회장은 “신비주의나 비밀주의는 오해”라며 “우리가 B2B(기업간 거래)를 하고 있어 홍보할 이유가 없고 종업원도 적어 대응하지 않은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화낙은 모든 제품을 일본 내에서만 생산한다. 특히 일본 내 공장이 38개인데, 일하는 직원은 1500명인 반면 로봇은 3000개나 된다. 거의 로봇과 자동화로 공장이 돌아가는 셈이다. 이나바 회장은 “일본처럼 인건비가 굉장히 비싼 나라에서 제조업 분야가 생존하려면 로봇화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이런 생각이 옳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공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2003년부터 부친에 이어 CEO를 맡아 회사를 이끌고 있다. 경영 철학은 ‘당연한 것을 당연히 한다’. 이나바 회장은 경영권 승계에 대해선 “승계에 대한 생각은 전혀 갖고 있지 않다”며 “아버지가 화낙 창업주이지만 주식을 거의 갖지 않았고 저도, 회사에 있는 장남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아들이) 역량이 있다면 사장이 될 가능성은 있겠지만, 제가 장남에게 이러쿵저러쿵 일절 간섭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글로벌 산업기술 경쟁에 대해 “현재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은 세계적인 상황으로, 이러한 기술 및 표준 규격의 변화에 맞게 한·일 양국이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평창=김용출 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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