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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덩이 핵폐기물 재활용…전기 생산 수십배 늘린다

입력 : 2016-07-25 16:16:20 수정 : 2016-07-25 16: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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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차 원자력진흥위, 핵폐기물재활용 기술 '파이로' 개발 확정 원자력발전소에서 쓴 핵연료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건식 재처리) 기술 개발이 본격 추진된다. 정부는 2020년까지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의 타당성을 미국과 함께 입증할 계획이다.

정부는 25일 세종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6차 원자력진흥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래원자력시스템 기술 개발 및 실증 추진전략'을 심의·확정했다고 밝혔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원자력발전소의 핵연료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기술 중 하나다. 원자력발전소에서 한 번 사용한 연료는 우라늄 같은 핵물질이 많이 남아 있어 재처리하면 다시 연료로 쓸 수 있다.

재처리 과정은 우선 500~650도의 고온에서 전기분해 기술을 이용해 사용후핵연료를 금속으로 만드는 전해환원 기술로 시작한다. 이후 금속에서 우라늄을 비롯해 플루토늄 등 핵물질이 포함된 핵연료를 얻는다. 이 핵연료를 전용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SFR)에 넣으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이 앞으로 정부에서 추진하려는 '미래원자력시스템'이다.

특히 지난해 맺은 신한미원자력협력협정으로 파이로프로세싱 전체 과정 중 전해환원 기술을 국내에서도 시험할 수 있게 됐다. 이 협정은 1973년 발효된 기존 원자력협정을 대체하는 것으로, 한국은 핵을 연구 등 평화적인 목적으로 활용하기로 미국과 약속했다. 따라서 기존 협정에는 핵무기 제조와 관련된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와 함께 핵연료 농축 기술도 금지돼 있다. 하지만 42년 만에 이 항목이 개정되며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연구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현재 한국원자력연구원에는 전반부 공정인 '전해환원'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시설인 'ACPF'(실험실 규모 파이로프로세싱 전해환원 실험시설)가 설치돼 있다. 이 시설에서는 사용후핵연료를 연간 3kg까지 처리할 수 있다.

우라늄 등 실제 핵연료를 얻기 위한 후반부 공정은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미국에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파이로프로세싱 전체 과정에 대한 기술성과 경제성 등에 대한 결과를 2020년 입증할 계획이다.

파이로프로세싱으로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하게 되면 같은 양의 핵연료로 지금보다 수십 배 더 많은 전기를 얻을 수 있다. 파이로프로세싱에서 얻은 핵연료를 전용 고속로에 넣어주면 연료가 모두 사라질 때까지 계속 발전을 이어나가기 때문이다. 골칫덩이인 핵폐기물을 값진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고속로의 설계가 끝나지 않아 정확한 전력생산량을 계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원자력연구원의 설명이다. 또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하며 폐기물의 양이 줄어들어 처분장소의 면적이 줄어드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밖에 파이로프로세싱 기술로는 핵무기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핵무기 개발을 우려하는 상대국의 견제를 받지 않아도 된다. 그간 개발된 재처리 기술은 사용후핵연료에서 순수한 플루토늄을 뽑아낸 뒤 농축우라늄과 섞는 식이었다. 핵무기 제조물질인 플루토늄을 먼저 추출하는 만큼 핵무기 개발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파이로프로세싱에서는 플루토늄과 마이너엑트나이드(MA) 등이 합쳐진 상태의 연료를 얻는다. 이 원료에서 순수한 플루토늄을 따로 추출하는 것은 공학적으로 불가능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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