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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짱 만들려다 큰 가슴만… 男 ‘여유증’ 늘어

입력 : 2015-08-21 19:35:00 수정 : 2015-08-26 13: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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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급여 4년새 11억 껑충
지난 3월 헬스 트레이너인 A(27)씨가 서울 강남의 한 유방외과를 찾았다. A씨는 수년 전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운동효과를 극대화하려고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했다가 2013년부터 자신의 가슴에 몽우리 같은 것이 만져지는 것을 깨닫고 고민에 빠졌다. 운동을 아무리 해도 가슴 부위에 근육이 생기지 않았고, 여성 가슴처럼 봉긋한 모양을 벗어나지 못했다. 근육질 몸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직업이다 보니 A씨는 가슴에 대한 고민으로 우울증까지 왔다.

A씨는 고민 끝에 병원을 찾아 스테로이드제 복용의 부작용으로 여성형유방증(여유증)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고, 지방흡입과 유선제거 수술을 받은 뒤에야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 A씨를 치료한 병원 관계자는 “처방전 없이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지만 헬스트레이너와 보디 빌더들은 암암리에 스테로이드제를 구해 복용한다”며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하면 호르몬 분비에 불균형이 생겨 여유증에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근육질 몸매에 대한 남성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A씨처럼 스테로이드제 등을 복용했다가 여유증에 걸리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2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0년 1만4137명이던 여유증 환자가 지난해에는 1만7654명으로 늘었다. 총 진료비는 같은 기간 25억3360만원에서 40억570만원, 보험급여는 17억4105만원에서 28억5517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탈모를 치료하기 위해 탈모치료제를 복용했다가 부작용으로 여유증에 걸린 사례도 있다. B(29)씨는 6년 전 탈모증상이 있어 탈모약을 복용했다가 여유증에 걸렸다. 탈모약으로 프로페시아를 복용했는데, 이 약물이 남성 호르몬의 분비를 저하시켜 여유증이 유발된 것으로 진단됐다. B씨는 운동을 하고 체지방을 줄여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자 지난해 12월 병원을 찾아 수술을 받았다.

윤정훈 윤유방여성외과 원장은 “스테로이드제와 탈모약 복용으로 여유증에 걸리는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며 “인스턴트 식품 증가와 환경호르몬 등의 영향으로 호르몬 분비가 불안정해지는 것도 여유증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재호 기자 futurnali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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