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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무주 덕유산에 위치한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식물복원센터에서 직원들이 멸종위기종과 희귀종 등을 돌보고 있다. |
더글러스 애덤스가 전 세계를 다니며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을 탐사한 뒤 저서 ‘마지막 기회(Last Chance to See)’를 통해 울린 경고음이다. 지구의 생물들이 우리 곁에서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인간이 벌인 자연훼손과 환경오염이 가장 큰 원인이다.
사라지는 생명체의 수와 속도에 놀란 인간은 뒤늦게 멸종위기종 복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9일 전북 무주 덕유산 자락에 위치한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식물복원센터를 찾았다. 직원들은 오는 6월 멸종위기종 Ⅰ급인 풍란의 자생지 복원을 앞두고 분주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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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키 큰 식물의 생장속도가 빨라지면서 햇빛을 가리는 바람에 절멸되고 있는 멸종위기 Ⅱ급 기생꽃. |
멸종위기 Ⅱ급인 기생꽃은 기후변화로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다. 이 키 작은 식물은 기온상승으로 주변의 키 큰 식물이 전보다 빨리 번성해지자 점점 햇빛을 받지 못하면서 사라져갔다. 기생꽃을 살리려면 주변의 키 큰 식물을 제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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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Ⅰ급 풍란을 개량한 원예종. 한때 원예종을 자생지에 복원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
그러나 멸종위기에 처한 만큼 원종을 발견하기조차 어렵고 이를 채취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풍란 원종을 확보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2012년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장이 직접 어느 섬의 절벽에 로프를 타고 내려가 풍란 종자 3개를 얻은 것이 이번에 자생지로 돌려보내게 된 기나긴 복원 여정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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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Ⅰ급인 나도풍란의 씨앗. 먼지 같은 것이 씨앗이다. 멸종위기종의 씨앗을 얻기가 매우 어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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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의 한 섬에서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흰 원 안)이 로프에 매달린 채 멸종위기종인 풍란의 원종을 채취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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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균배지에서 자라고 있는 멸종위기Ⅰ급 풍란. 2012년에 얻은 씨앗으로 발아시킨 것이다. 여기서 어느 정도 자라면 적응기간을 거친 후 자생지로 옮겨 심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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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석에 붙어있는 멸종위기 1급 풍란. 식물복원센터 증식과정을 거쳐 오는 6월 자생지 복원을 앞두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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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를 심어 번식시키는 유성번식 중인 구상나무의 모습. 종자를 심은 지 6개월 만에 겨우 싹이 2개 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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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복원센터에서 한 직원이 멸종위기종인 솔붓꽃과 희귀종인 설앵초 등을 돌보고 있다. 식물복원센터·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
신 팀장은 “생태계는 커다란 톱니바퀴”라며 “동물과 식물의 관계가 끊어지면 이 생태계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무주=글·사진 윤지희 기자 phh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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