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현단(50·여)씨가 자작시를 읽어 내려갔다. 10년 전 자급자족의 인생을 결심하면서 썼다는 변씨의 시가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실려 농촌의 밤 하늘에 울려퍼졌다. 변씨를 포함해 5명이 전남 곡성의 한적한 농촌 지역에 자급자족 공동체를 만들었다. 집도 짓고 농사도 짓고 음식도 직접 만들어 먹는다.
변씨는 “직접 재배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기쁨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며 웃었다.

그런 기자를 향해 변씨는 “화폐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의 삶을 살아내기 위해선 끊임없이 노동이라는 무아지경에 빠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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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자족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곡성 공동체의 일원인 류철웅(52)씨는 “자급자족을 시작하면 관계의 사슬에서 자연스레 벗어나면서 타협 없는 삶을 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시생활을 접고 전북 무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광화(58·전북 무주)씨는 “자급자족이 전인적 삶을 만든다”면서 “농사와 요리, 여가 활동을 스스로 해결하면 우리 안에 잠재돼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곡성=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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