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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예수의 13번째 제자 기독교는 예수의 종교 아냐"

입력 : 2015-01-13 20:33:58 수정 : 2015-01-13 20: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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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운동가 김진 목사 인문학 강좌 개설
기독교에 대한 근본적 성찰·새 활로 모색
“니체는 예수의 13번째 제자입니다. 기독교는 예수의 종교가 아니며, 기독교인들은 예수를 믿지 않습니다.”

영성운동가 김진(52·사진) 목사가 새해 벽두부터 한국기독교에 쇼킹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그는 19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4시 서울 삼각지역 근처 ‘살롱 휴마니타스’에서 “예수의 열 세 번째 제자, 니체’를 주제로 인문학 강좌를 개설하고 강의에 나선다. 기독교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공부와 성찰을 통해 기독교의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는 자리다. 김 목사에 따르면 기독교 진영의 무지와 곡해로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의 보석 같은 그리스도교 이해는 사장됐고, 그리스도교는 그의 예언대로 비참하게 무너지고 있다. 만약 그리스도교가 니체의 비판을 기꺼이 받아들여 통회했더라면 오늘날 그리스도교는 ‘예수의 종교’로 거듭날 수 있었을 터인데, 정반대의 길을 택함으로써 니체라는 존재는 기독교의 원수 중의 우두머리가 됐다.

“저는 니체의 뜻과 예수의 뜻이 다르지 않다고 확신합니다. 니체는 예수의 마음을 정확히 읽었고, 제 신학적 상상력으로 니체는 천국에서 하나님과 예수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존재 중 하나라고 봅니다.”

김 목사는 니체의 눈을 통해 기독교의 타자화 추종과 기독교가 참사랑이 아니라 동정의 종교란 점도 신랄하게 들춰낸다. 기독교는 남의 잘못을 자신과는 무관한 행동으로 보고 남을 자신에게서 타자화시킴으로써 보이지 않게 자신은 ‘의인’임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그런 타자화 습성이 기독교인들로 하여금 공감능력을 떨어뜨리고, 예수가 비판한 바리새인적인 신앙 양태를 지니게 한 요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또한 예수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말했지 ‘동정’하라고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동정은 약함을 합리화시키고, 인간으로 하여금 비주체적·수동적으로 만들어 버린다는 지적이다. 니체의 표현에 따르면 동정은 인간을 의기소침하게 만들고, ‘힘에의 의지’를 꺾어 버린다. 결국 기독교가 예수의 사랑 실천 계명을 잘못 실천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강좌를 통해 기독교가 다양한 인문학의 도전들을 어떻게 받아내고, 또 정확하게 응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싶습니다.”

김 목사는 그 해법을 니체의 본격적 기독교 비판서인 ‘안티크리스트’에서 찾는다. 니체의 기독교 비판 진의는 기독교인들만 향한 것은 아니다. 오늘날 기독교 비판은 서구 문명의 핵심이며, 기독교 이해 또한 서구 사상을 이해하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총 10차례 진행되는 이번 강좌는 실존주의 선구자 니체의 진면모와 기독교의 문제점을 동시에 알고 대안을 찾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 목사는 한신대 대학원을 나와 1996년 독일 프랑크푸르트대 신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크리스찬아카데미 연구원, 명상모임 씨알수도회 상임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또 ‘예수 도원(道園)’이라는 명상원을 열어 영성운동을 전개했으며, 인도에서 8년간 공동체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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