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공격과 수비 모든 측면에서의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최근 드러난 문제점의 보완도 시급하다. 상대 러시아는 홍명보호와 비슷한 팀 컬러를 갖고 있어 더욱 까다롭다.
▲수비안정이 최우선
홍명보호는 튀니지-가나로 이어지는 두 차례의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그 중 하나가 '수비 불안'이다. 지난해 6월 출범한 홍명보호 초기부터 누누이 강조된 부분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지난달 28일 월드컵 출정식 형태로 열린 튀니지와의 국내 마지막 평가전을 복기해보면 무리하게 밀고 올라간 포백 라인이 상대 탈압박에 쉽게 무너지는 과정에서 실점이 이뤄졌다.
마이애미서 벌인 가나와의 평가전에서는 초반 2실점이 모두 수비 실책에서 나왔다. 사기가 꺾인 뒤로는 수비 간격은 더욱 느슨해졌고, 역습에 능한 가나 공격진에 우왕좌왕하다 2골을 더 내줬다.
때문에 홍명보 감독은 마이애미 전지훈련과 브라질 이구아수 베이스캠프로 이어지는 훈련 기간 동안 수비에 가장 공을 들였다. 같은 실수의 반복을 막고 안정을 꾀하는 데 주력했다. 러시아전 해법을 수비안정에서 찾았다.
3선과 4선의 유기적인 간격 유지를 통해 상대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고, 전방에서부터의 끈끈한 수비로 첫 상대인 러시아의 흐름을 끊는 데 주력했다. 어느 한 쪽이 뚫리면 주변의 다른 선수가 그 자리를 메우는 커버 플레이도 신경썼다.
러시아는 공격형 미드필더 알렉산드르 코코린(23·디나모 모스크바)을 중심으로 좌우 측면 미드필더인 올레흐 샤토프(24·제니트), 알렉산드르 사메도프(30·로코모티프 모스크바)가 이루는 삼각편대가 위력적이다.
최후방 포백라인에서의 패스미스를 줄이고, 타이트한 압박과 협력 플레이로 수비 안정을 꾀하는 것이 승리를 위한 첫 걸음이 될 전망이다.
▲단단한 러시아 허리라인…측면공략이 해법
이탈리아 출신의 파비오 카펠로(68)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는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역습을 전개하는 특징이 있다. 이른바 '카펠로식 실리축구'다. 크게 이기지는 않아도 웬만해서는 지지 않는다.
포르투갈과 한 조에 속한 유럽 지역예선(10경기)에서 5실점(20득점)밖에 허용하지 않으며 1위로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홍명보호는 러시아의 역습을 방지하기 위해 수비와 함께 공격 방법에 많은 신경을 썼다. 자칫 공격이 차단될 경우 실점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공격 방향은 중앙보다 측면을 주로 활용할 방침이다. 빅토르 파이줄린(28·제니트)과 알란 자고예프(24·CSKA 모스크바)가 버티고 있는 중앙 미드필더는 좀처럼 틈을 찾기 힘들다.
경험 많은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35)와 알렉세이 베레주츠키(32·이상 CSKA모스크바)가 이끄는 중앙 수비도 두텁다.
반면 드미트리 콤바로프(27·스파르타크 모스크바)와 알렉세이 코즐로프(28·디나모 모스크바)가 버티고 있는 측면 수비는 상대적으로 단점으로 꼽힌다. 두 측면 수비수의 발이 느려 역습시 자주 공간을 허용하곤 한다.
홍명보 감독은 좌우 풀백 윤석영(24·퀸즈파크레인저스)과 이용(28·울산)을 시작으로 손흥민(22·레버쿠젠)과 이청용(26·볼턴)으로 이어지는 양 날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러시아의 두터운 허리라인을 피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양쪽 측면 돌파에 해법을 찾고 있다.
▲세트피스 실점 막고 공격시엔 포인트로 활용
러시아는 지난 7일 모로코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세트피스로만 2골을 뽑았다.
전반 29분 중앙 수비수 베레주츠키가 코너킥 세트피스시 공격에 가담해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13분 유리 지르코프(31·디나모 모스크바)가 코너킥시 흘러나온 공을 오른발 아웃프론트 킥으로 두 번째 골을 만들었다.
홍명보 감독 부임 이후 한국은 총 22실점 했다. 이중 세트피스 실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홍명보호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대목이다.
반대로 공격시에는 세트피스 득점을 적극적으로 노려야 한다. 팽팽한 상황을 가정할 때 세트피스로 인한 골은 한 번에 우리 분위기로 끌어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 이후 7개 대회 연속으로 세트피스 득점을 이어오고 있다.
홍 감독은 마이애미서부터는 물론 이구아수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뒤로 여러 차례 비공개 훈련을 통해 세트피스를 집중 연마했다.
날카로운 킥 능력을 지닌 기성용(25·스완지시티)과 하대성(29·베이징 궈안)의 발끝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밖에도 후반 중반 이후 급격히 무너지는 경향이 있는 러시아를 상대로 막판 승부수를 띄우는 것도 주요 전략이 될 수 있다. 러시아는 평균 연령이 H조 가운데 가장 높다.
후반 조커로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 이근호(30·상주)의 왕성한 활동량으로 후반 막판 러시아를 흔드는 것이 또다른 승부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뉴시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