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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친자확인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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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독립선언문을 기초한 토머스 제퍼슨 3대 대통령, 민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전 대통령,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 정일권 전 국무총리, 임택근 전 아나운서, 소설가 이외수…. 혼외자식 문제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유명인들이다. 여기에 DJ정부 때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차영 전 민주통합당 대변인과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장남인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도 가세했다. 차씨가 조 전 회장의 자식을 낳았다며 법원에 친자확인 소송을 낸 것.

숨겨진 사랑은 수많은 문학 작품과 영화의 주요 소재이지만, 사회 지도층 인사의 불륜과 그 결과물인 혼외자식은 부정부패를 수반한다는 차원에서 궤가 다르다. 첩이든 애인이든 정실 아닌 파트너를 사귀려면 돈이 든다. 차영·조희준 사건에서도 거론됐듯이 고급 손목시계와 승용차, 아파트 등이 불륜의 징표로 오간다. 불미스러운 ‘특수사업’에 거액을 사용하기 위해선 비자금을 조성할 수밖에 없다.

이경선·가네코 가오리 모녀를 관리하기 위해 YS정부는 안기부 자금 23억원을 썼고, DJ정부에선 김모(여)씨를 뒷바라지하느라 ‘진승현 게이트’가 터졌다. 대기업 총수들의 뒷방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증권가 소식지를 통해 회자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2007년 2734건이던 친자확인 소송 건수가 2011년에는 5050건으로 4년 만에 배 가까이 늘었다.

혼외자식 문제가 외부로 불거지는 데에는 대부분 ‘돈’이 등장한다. 그 돈과 소송이 아무것도 모르고 태어난 아이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불륜도 사랑의 범주에 넣어야 할지는 고민되지만, 어쨌든 그 생명인 자식을 놓고 소송을 벌이는 행위는 아름답지 못하다. 미테랑의 숨겨진 딸은 장례식에 모습을 드러내 자신을 세상에 알렸고, 우리나라의 한 다선 전직 국회의원은 숨겨놓은 딸을 결혼시키며 자신의 호적에 올려 세상에 공개했다.

혼외자식은 엎질러진 물이지만 어른들의 불장난에 아이를 제물로 삼는 일은 삼가야 한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등장하는 허생원. 그는 동이가 왼손잡이인 것을 알고 금세 아들임을 눈치챈다. 소송이 왜 필요한가.

조정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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