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52와 B-2는 잠수함 발사 핵미사일(SLBM)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우산 전력을 구성하는 공대지 핵공격 수단이다. 이를 잇따라 노출시킴으로써 동맹국 한국에 대한 핵우산 제공 약속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셈이다.
주한미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미 전략사령부가 독수리훈련의 일환으로 미국 본토에 있는 B-2 폭격기 2대를 한국에 전개했다”며 “한국과 아태지역 동맹국에 핵확장 억제력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전날 이륙한 B-2 폭격기는 공중급유를 받으며 논스톱으로 한국까지 1만5000㎞를 비행해 이날 정오쯤 폭격훈련을 수행한 뒤 복귀했다. 주한미군이 B-2 폭격기의 훈련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군은 핵억제력 제공을 확인하고 있지만 이번 B-2 훈련은 재래식 무기를 이용한 정밀타격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는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 위협에 핵으로 맞대응하지 않겠다는 맞춤형 억제전략에 기초한 것이다.
김병기 디펜스 타임스 편집위원은 “B-2가 투하하는 벙커버스터 폭탄의 관통력이 60m에 달한다”며 “김정은 등 북한 수뇌부가 지하에 은신해 있을 경우 타격하기에 적합한 무기”라고 말했다. GBU-57 벙커버스터는 지하 60m에서 폭발해 인공적인 지진을 일으켜 100m 깊이에 있는 시설도 붕괴시킬 수 있는 가공할 위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B-52 폭격기의 최근 한반도 전개와 관련, “전략 폭격기가 조선반도에 다시 출격한다면 적대세력은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B-2 폭격기 훈련에 대해서도 북측에서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B-2는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갖고 있어 적진 깊숙이 침투해 재래식 폭탄과 핵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면서 “북한이 가장 두려움을 느낄 만한 전략무기”라고 평가했다.
박병진 선임기자, 안두원 기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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