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태산인데… 외국인 투자 꺼릴 것” 북한의 군 통신선 단절 조치로 박근혜정부가 추진 중인 ‘개성공단 국제화’ 사업의 앞길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남북 간 군 통신선 단절 사태가 장기화하면 개성공단에 대한 대외 이미지가 악화돼 외국기업 유치를 통해 해외 판로를 넓힌다는 취지의 ‘개성공단 국제화’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군 통신선 단절 이틀째인 28일 개성공단 출입경은 민간 채널을 통해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나 업체들은 개성공단 사업 확대를 위한 여건 마련에 집중해야 할 시점에 통신선 단절이라는 악재가 터진 데 대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남북 간 유일한 경제협력 통로인 개성공단은 123개 기업이 입주해 2012년 기준 약 5억달러의 생산규모를 기록하는 등 남북경협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개성공단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3통(통신·통관·통행) 문제와 노동력 부족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런 와중에 개성공단 출입경이 불편한 상황이 벌어지면 외국 투자자들은 더욱 거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문무홍 전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2010년 일본 재계 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 관계자들의 개성공단 방문 추진이 북한의 군사 도발 탓에 불발에 그치고 말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안정성을 우선하는 국제자본 특성상 북한이 이런 문제를 계속 일으키면 해외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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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개성공단 출입경 과정에서 활용돼온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단절한 가운데 28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에서 개성공단 차량이 입경하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투자 외국기업에 개성공단은 한국경제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하나의 지표 역할을 한다”며 “이번 사태는 단순히 123개 남북 교역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들과 거래하는 외국 기업, 개성공단에 관심을 가진 외국 구매자들에게 굉장히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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