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의 한 중학교는 지난 7월 중순 전교생에게 A4용지 세 장 분량의 여름방학 중 건강관리에 관한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통지문에는 “빨리 도망가는 것이 가장 좋다”, “‘불이야’라고 소리 지르거나 호루라기를 분다” 등 다양한 성폭력 대비책이 적혀 있었다.
이중 학부모의 분노를 산 대비책은 “미친 척해서 도망칠 기회를 만든다”였다. 전문가들은 침을 흘리거나 용변을 보며 미친 척하는 것은 상대에게 ‘피해 사실을 제대로 증언할 수 없는 여성’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통지문을 받아본 학부모들은 “만약에 성폭행 위기가 닥치면 정말 이 방법으로 현장을 벗어나라는 말이냐”며 “구체적인 예방책은 없고 단편적이고 황당한 방법만 나열돼 있어 도움이 안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학교 관계자는 “교사가 인터넷을 참조해 만들다 보니 꼼꼼히 살피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은정 인턴기자 ehofkd1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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