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천하 김옥균의 못다핀 사랑이야기도… 금강과 대청호가 흐르는 ‘물의 나라’이지만 옥천에서는 고즈넉한 가을 산사의 매력에도 빠져볼 수 있다.
옥천읍을 호위하듯 에워싸고 있는 장령산 북쪽 기슭의 용암사는 신라시대에 창건된 1000년 고찰. ‘바위 암(巖)’이라는 이름 그대로 산중턱의 커다란 바위에 기대어 서 있는 절집으로, 옥천읍과 주변 산하가 발아래 펼쳐지는 일망무제의 전망과 새벽 일출이 장관인 곳으로 이름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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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옥천 둔주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금강. 새벽 안개가 산중턱에 걸려 장관을 연출한다. |
군북면 추소리의 ‘부소담악’도 옥천을 대표하는 명소. 부소무니 마을 앞 물 위에 떠 있는 바위산이라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부소담악은 대청호의 물줄기가 휘감아 나가는 한쪽 자락에 빗금 모양의 바위 절벽이 700m가량 줄지어 서 있어 장관을 연출한다. 조선시대 우암 송시열이 소금강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예로부터 옥천 최고의 선경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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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주봉 중턱 전망대에서 만나게 되는 좌우가 뒤바뀐 한반도 지형. |
추소리 마을을 반지처럼 에워싸고 있는 환산(581m)의 둘레를 돌며 옥천읍내에서 추소리로 오가는 호반도로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가 된다. 금강을 따라 둔주봉에서 장계관광지를 잇는 길도 옥천의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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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읍내에 자리한 ‘향수’의 시인 정지용 생가. |
옥천을 대표하는 인물은 단연 ‘향수’의 시인 정지용이다. 향수는 옥천 문화와 관광의 대표 브랜드이기도 하다. 옥천의 주요 명소를 잇는 자전거길에 ‘향수 30리길’, ‘향수 100리길’이라는 이름을 붙어 있다. 금강변에 여러 분야 예술가 10여명이 참여해 마련한 문화·휴식공간인 장계관광지의 핵심 테마도 정지용의 문학세계다. 옥천읍의 생가 앞에는 그의 대표시 ‘향수’를 재현하듯 물레방아와 실개천, 돌다리가 복원돼 있다. 옥천의 물길과 산사를 접하며 풍성해진 감성은 아담하고 소박한 그의 초가집 앞에서 향수의 시구를 떠올리며 절정에 달하게 된다.
옥천=글·사진 박창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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