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하면 떠오르는 것이 많다. 육지사람들은 알아듣기조차 힘든 독특한 방언부터 최근의 관광 트렌드로 떠오른 제주올레길, 그리고 봄의 화사함을 전하는 유채꽃들과 가을의 풍요로움을 전하는 귤과 한라봉, 비취보다도 더 푸른 바다, 그리고 천년설이 멀리 보이는 한라산 중턱을 따라 거침없이 달리는 제주마의 모습.
제주도가 대표적 신혼여행지로서 각광받던 시절, 웬만한 가정에는 다정한 모습으로 말을 타고 있는 신혼부부의 사진이 하나쯤은 자리하고 있을 만큼 말(馬)은 제주를 대표하는 상징 중 하나이다.
제주도에서 말을 기르게 된 것은 고려 원종 때 원나라에서 제주도에 목장을 설치하고, 충렬왕 2년(1276)에 몽고말 160마리를 들어오면서부터라고 한다. 현재 제주에는 키가 작으나 힘센 제주말, 전 세계적인 경주마 더러브렛(Throughbred), 둘의 혼혈인 한라마(제주산마), 이렇게 크게 세 종류의 말이 서식하고 있다. 전국에 있는 말의 90%가 제주도에서 생산된 것이고 말의 사육도 70%가 제주도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니, 제주는 역시 말의 고장이라 할만하다.
◆ 제주목장과 제주경마공원
한국의 말 산업은 ‘한국마사회’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혹자들은 한국마사회를 사행성 기업으로 오해하기도 하지만, 사실 한국마사회는 연간 4조 6000억 원에 달하는 경제 기여도와 함께 약 1만 8000명의 고용 효과를 창출하는 국가재정 기여 핵심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수익금의 대부분을 농축산업과 사회공헌활동 지원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작년부터 시행된 ‘말산업 특별법’에 의해 한국마사회의 역할과 책임은 더욱 더 확대될 전망이다. 제주목장(제주시 조천읍 교래리)과 제주경마공원(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은 한국마사회가 운영하고 있는 제주의 대표적인 말 테마 공간이다.
한국마사회가 관리하고 있는 대다수의 말은 제주목장에서 길러지고 있다. 제주목장은 1995년 9월 국내산 경주마 생산 확대를 위해 설립되었는데, 한라산과 오름을 배경으로 환상적이고 이국적인 풍경이 일품이다. 최근 제주도 올레길 형성에 맞춰 목장길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올레길을 마련하여 많은 관광객들이 이 곳을 찾고 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푸른 초원 위에서 고즈넉하니 풀을 뜯고 있는 말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도 더불어 넉넉해진다.
한편, 제주경마공원은 사라져가던 제주마를 되살린 일등공신이었다. 말이 가장 많았던 시기에는 제주에서만 2만 마리 이상이 방목되었으나, 자동차의 등장 이후 이동 수단으로서 말의 역할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제주도 순종 말은 1천 마리가 못되어 천연기념물로 보살핌을 받아야만 했다. 현재 제주경마공원에는 특별히 제주마들만 출연하는 경마코스를 운영하는 등 제주마의 명성을 잇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늘날의 말 산업은 현대인의 레저인 경마와 승마, 식용고기와 말기름 비누, 가죽 같은 가공 산업으로 중심축이 변화하며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경마공원은 단순히 경마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세계의 말을 관람할 수 있는 ‘세계 말 체험 동물원’,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인 ‘어린이 모험랜드’, 미니골프와 승마 등을 즐길 수 있는 ‘해피랜드’ 등 다채로운 휴게 및 위락시설을 마련하여 방문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 더마(馬) 파크
제주도에서 말을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공간으로 세계 최초의 말 전문 테마공원인 더마파크(제주시 한림읍 월림리)가 있다. 이곳은 말과 친해질 수 있는 여러 가지 콘텐츠와 함께 초보자부터 고급 승마인까지 즐기기에 충분한 승마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공간의 가장 큰 볼거리는 50여명의 최정예 몽골기마단원이 보여주는 ‘징기스칸의 검은 깃발’ 기마공연이다. 몽고말은 약 800여 년 전 처음 제주로 들어와 제주마의 효시가 되었다. 그 뿌리에서 자라난 제주산 한라마를 타고 몽고에서 온 젊은 기마단원들이 각종 기예와 말 문화를 선보인다. 이 공연은 드라마 속에서 활과 창 등의 무기를 쓰는 시범을 비롯하여 서서타고, 옆으로 타고, 뛰어 올라 타는 등 다양한 재주를 선보이며 800년의 시간을 잇는 제주의 또 하나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이한호(쥬스컴퍼니 대표 / ceo@comefun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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