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 각각 ‘보충론Ⅰ’과 ‘보충론Ⅱ’로서 ‘오디세우스’론과 ‘새드’론 그리고 문화산업, 반유대주의 등에 관한 담론을 풀어낸다. 마지막으로 ‘수기와 초안’으로서 24개 장이 정리되어 있다.
‘왜 인류는 실로 인간적인 상태로 가지 않고 일종의 새로운 야만상태로 돌아가는가?’
본서의 ‘서문’에 게재되어 있는 이 질문은 20세기의 역사를 돌아볼 때 참으로 절실하다. 나치의 홀로코스트, 스탈린 독재하에서의 강제수용소, 원자폭탄이나 수소폭탄에 이르는 무기의 비약적 ‘발전’. 그것들은 확실히 문명화의 역사와 관계없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문명화의 역사에 의해서만 실현되기 때문이다.

본서가 ‘계몽은 신화(神話)로 퇴화한다’라는 테제(thesis)와 함께 ‘신화는 이미 계몽이다’라는 테제로도 이끌어낸 것을 간과할 수 없다. ‘근대의 초극(超克)’이라는 슬로건은 종종 민족적인 신화에 ‘원향’을 요구했다. 하지만 신화가 이미 계몽이라면 그러한 도피처도 또한 끊겨져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신화와 계몽의 양면적인 비판 속에서 자기성찰의 잠재력을 발견해 내는 것, 거기에서 저자들은 새로운 ‘계몽’의 모습을 찾으려고 하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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