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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신문활용교육)] 계몽의 변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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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4-22 17:35:30 수정 : 2012-04-22 17: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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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이라는 개념 속에 숨겨져 있는 야만의 싹 ‘계몽의 변증법’은 프랑크푸르트학파의 M 호르크하이머와 T W 아도르노(사진)가 미국으로 망명했던 기간에 긴밀한 공동작업에 기초해 완성된 기념비적인 저서이다. 1944년에 작은 부수의 가철본이 나와 몇 번의 개정과 추가보충이 가해져 1947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판됐다. 비교적 긴 ‘계몽의 개념’이라는 제목의 권두 논문으로 시작된다.

이어 각각 ‘보충론Ⅰ’과 ‘보충론Ⅱ’로서 ‘오디세우스’론과 ‘새드’론 그리고 문화산업, 반유대주의 등에 관한 담론을 풀어낸다. 마지막으로 ‘수기와 초안’으로서 24개 장이 정리되어 있다.

‘왜 인류는 실로 인간적인 상태로 가지 않고 일종의 새로운 야만상태로 돌아가는가?’

본서의 ‘서문’에 게재되어 있는 이 질문은 20세기의 역사를 돌아볼 때 참으로 절실하다. 나치의 홀로코스트, 스탈린 독재하에서의 강제수용소, 원자폭탄이나 수소폭탄에 이르는 무기의 비약적 ‘발전’. 그것들은 확실히 문명화의 역사와 관계없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문명화의 역사에 의해서만 실현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들은 ‘계몽’이라는 개념에 이러한 야만의 싹이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닌지에 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그리고 호메로스의 ‘오디세이’까지 거슬러 올라가 검증을 시도한 것이다.

본서가 ‘계몽은 신화(神話)로 퇴화한다’라는 테제(thesis)와 함께 ‘신화는 이미 계몽이다’라는 테제로도 이끌어낸 것을 간과할 수 없다. ‘근대의 초극(超克)’이라는 슬로건은 종종 민족적인 신화에 ‘원향’을 요구했다. 하지만 신화가 이미 계몽이라면 그러한 도피처도 또한 끊겨져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신화와 계몽의 양면적인 비판 속에서 자기성찰의 잠재력을 발견해 내는 것, 거기에서 저자들은 새로운 ‘계몽’의 모습을 찾으려고 하였을 것이다. 20120422021166 [NIE(신문활용교육)] 계몽의 변증법 //img.segye.com/content/image/2012/04/22/20120422021166_0.jpg 1 24 09 6 저작자 표시 + 변경금지 N 20120422021034 [NIE(신문활용교육)] 한류, 한국적 가치·정서 느끼기 어렵다 20120422163508 20120422193645 20120422173338 한류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한국 문화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서비스 판매수입이 역대 최고치에 달했다. 그러나 한국 국민이 외국 문화산업 서비스 이용에 쓴 돈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했다.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문화·오락서비스의 해외판매 수입은 7억9400만달러(약 8900억원)로,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0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는 영화, 라디오, TV 프로그램, 음반 제작 등으로 외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뜻한다. 해외 공연과 운동경기, 서커스 등 오락 서비스 판매에 따른 배급 수수료와 관계자 보수 등도 포함된다. 한은 관계자는 “한국 대중가요가 아시아는 물론 유럽이나 미국 등 서구권에서도 큰 인기를 얻자 관련 수입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 2월6일자>한 지상파방송사가 한국·호주 수교 50주년을 기념한 ‘2011 한국·호주 우정의 해’를 맞아 시드니에서 개최한 한류 콘서트를 관람하는 현지 팬들이 국내 가수들 공연에 열광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한류는 이제 동남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까지 그 위세를 떨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이러한 한류 열풍에 많은 성원을 보내고, 자랑스러운 생각도 가지고 있다. 자국의 문화를 다른 나라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한류의 가속화와 함께 반(反)한류의 움직임이 있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그 저변에는 국수주의나 배타적 민족주의가 자리 잡은 경우가 있다. 그리고 대중문화가 자본주의의 문화상품이라는 인식아래 대중문화의 지나친 상업화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이 기사에는 한국은행 통계를 활용해 한류 열풍으로 수출이 증가한 반면 수입도 적지 않음을 소개하고 있다. 문화적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산업의 측면에서는 아직 적자라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한류라는 문화적 열풍을 분석함에 있어 한국의 문화를 다른 나라 사람들과 공유한다는 순순한 측면보다는, 이러한 한류를 통해 얼마나 많은 경제적 가치를 얻는가에 초점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의 한국적인 가치와 정서를 담아 세계인과 공유해야 할 한류가, 문화산업이라는 이름아래 상업적인 상품으로 변모해 가고 있음을 비판해 볼 필요가 있다.◆대중문화는 수지맞는 문화상품지난해 6월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유럽을 덮친 한류’라는 제목으로 한류의 성공을 알렸다. SM엔터테인먼트의 ‘라이브 월드투어’ 첫 공연은 예매 시작 후 15분 만에 매진되었다. 이 소식은 한국에 크게 보도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한류의 세계화에 기쁨을 느끼기도 했다. 우리의 문화가 세계로 확산되고 공유된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지금의 한류가 진정한 한국적 가치를 알리는 문화인지에 대해서는 반성이 필요하다. 아도르노·호르크하이머의 ‘계몽의 변증법’에서는 대중문화를 문화산업으로 규정한다. 문화와 예술은 인류 정신의 가치를 담아내는 그릇이어야 한다. 그런데 한류는 대중문화자본가의 끝없는 이윤추구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측면이 강하다. 많은 청소년들이 아이돌 스타가 되기를 원하고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힘겨운 연습생 시절을 보내며 미래의 K-POP스타를 꿈꾸고 있다.대형기획사는 이러한 청소년들을 세계에 판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가공하고 포장한다. 세계의 대중이 좋아할 만한, 따라 부르기 쉽고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잘 판매될 수 있는 노래를 타이틀 곡으로 내세운다. 소위 비슷한 멜로디를 반복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후크송을 반복 재생산한다. 영어 및 일본어, 중국어 가사로도 만들어 세계 음악 차트를 석권하고 현지 공연은 조기 티켓 매진이라는 성과를 이룩해 낸다. 이는 한국과 세계의 언론에 한류의 성공으로 대서특필된다.◆한국 정서와 문화 담지 않은 한류소녀시대의 노래 하면 ‘GEE’가 떠오르고, 잘 짜인 군무가 그려진다. 여기에서 한국의 가치를 찾기는 힘들다. 소녀시대의 GEE뿐 아니라, 세계에 진출한 한류의 문화에는 한국적이라고 내세울 만한 가치를 찾기가 힘들다. 자극적인 멜로디, 자극적인 춤, 자극적인 가사 등에서 한국적인 정서를 느끼기는 어렵다. 아이돌 그룹의 한 멤버가 그만두면 다른 새로운 멤버로 즉각 교체된다.아이돌 그룹은 이윤추구를 최대의 목적으로 설립된 대형 연예기획사에 의해 계획된, 훌륭한 상품이 되는 것이고 아이돌 그룹 구성원의 개성과 고유성은 무시된다. 필자가 좋아했던 핑클과 S.E.S는 사라졌지만, 소녀시대와 원더걸스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결국 현재의 한류는 한국적 문화의 세계화라기보다 대형 연예기획사에 의해 치밀하게 계획된 문화상품의 세계화인 것 20120422021037 [NIE(신문활용교육)] 기출문제 속 고전읽기 20120422163508 20120422193548 20120422173636 현대인의 본성이 황폐하게 된 것은 사회의 진보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경제적 생산성의 증가는 좀 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여 주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술 장치와 이를 운용하는 집단에게 그렇지 못한 다수에 대하여 엄청난 우월감을 갖게 해 주었다. 개인은 경제 권력 앞에서 완전히 무기력해지며, 이 권력은 인간 본성에 대한 사회의 폭력을 일찍이 예견하지 못했을 정도까지 밀고 나간다.개인은 그가 사용하는 기술 장치 앞에서 사라지지만, 그 대가로 이 장치에 의해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은 것을 제공받는다. 정의롭지 못한 상황에서 대중에게 분배되는 재화의 양이 증가할수록 대중은 무기력해지고 조종될 가능성이 커진다. 물질적으로는 괄목할 만하지만 사회적으로는 보잘것없는 대중의 생활수준 향상은 천박한 정신의 확산에서 잘 나타난다.정신의 진정한 속성은 물신주의에 대한 부정이다. 정신이 문화 상품으로 고정되고 소비를 위한 목적으로 팔아넘겨질 때 정신은 소멸할 수밖에 없다. 지나치게 상세한 정보와 유치한 오락의 범람은 인간을 계몽하면서 동시에 바보로 만든다.<‘계몽의 변증법’ 중에서, 2005 한양대·2007 숙명여대·2008 서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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