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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기 이야기] <15>천자총통에서 K9 자주포까지 ⑩ K9 생산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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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10-25 19:39:12 수정 : 2011-10-25 19: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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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ay 검사로 불량률 최소화… ‘종이없는 공장’ 효율성도 높여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어가던 지난 21일 경남 창원에 있는 삼성테크윈 특수사업부를 찾았다. 육군 주력화기인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차량 등 모두 5개 기종의 지상장비를 생산하는 곳이다. 공장 문을 들어서는 순간 “윙∼윙”거리는 굉음과 함께 최종 조립단계에 이른 K9의 육중한 ‘덩치’가 한눈에 들어왔다.

총 5만2000평 규모의 이 사업장은 용접장, 가공장, 조립장 생산라인과 생산된 무기 성능을 검증하는 시험장으로 꾸며져 있다. K9 100여대를 비롯해 연간 350대의 지상장비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육군의 주력 자주포인 K9 등 5가지 지상무기를 생산하는 삼성테크윈 특수사업부 공장 내부 전경.

K9 생산공정의 첫 단계는 차량 상부와 하부 차체를 용접해 결합하는 것이다. 이어 용접 이상유무를 체크하는 X레이 검사와 치수검사 과정을 거친다. K9은 대당 300장의 X레이 촬영이 이뤄지며, 여기서 한 부분이라도 불량이 확인되면 전량 수정작업을 한다.

K9에 사용되는 방탄철재는 보통 일반 선박에 사용되는 철재의 2.5∼3배에 이르는 강도를 지닌다. 이러한 방탄철재는 로봇을 이용한 용접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삼성테크윈은 2008년 업계 최초로 방탄철재 용접에 로봇을 투입해 세간의 인식을 바꿨다. 현재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차량 용접공정의 70%를 로봇이 담당하고 있다.

삼성테크윈 조현광 전무는 “지난해까지 모두 6대의 용접로봇 설치로 6개 공정에서 용접사 4명이 하던 일을 지금은 로봇 1대와 용접사 1명이 맡고 있다”면서 “이러한 시설 현대화로 세계 최고 수준의 지상장비 생산능력을 갖췄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용접장을 떠난 K9 구조물은 차체에 나사와 볼트 등이 들어가는 구멍을 내는 가공장으로 옮겨진다. 여기서는 3차원 가공설비 ‘플라노밀러’가 입력된 컴퓨터 프로그램에 따라 가공 작업을 한다. 24시간 가동해도 오차가 100분의 2㎜에 그칠 정도로 높은 정밀성을 자랑하는 첨단 설비다.

가공된 K9은 조립장에서 제 모습을 찾는다. 200㎏짜리 유기압 현수장치와 바퀴를 끼워 맞추는 단계부터 시작됐다. 공구 등을 작업자 주변에 배치해 동선을 최소화하면서 작업 효율성을 높였고, 작업공정서와 품질이력, 도면 등을 온라인으로 제공해 ‘종이없는 공장’을 구현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생산된 K9 완성품은 최종 단계인 조준감사 공정을 통과해야 한다. 사격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정밀 조정작업으로, 실전에서의 성능 발휘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탓에 업체가 가장 중시하는 과정이다. 지난해 K9의 조향장치 결함에 따른 사고와 올 6월 직원 비리 등으로 체면을 구긴 삼성테크윈은 이제 2001년 터키 수출에 이은 새로운 K9 수출시장 확보를 통한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창원=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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