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학교운동장 ‘석면 흙 제거’ 법정 가나

입력 : 2011-10-12 01:51:01 수정 : 2011-10-12 01:51:01

인쇄 메일 url 공유 - +

8개 초중고 흙 걷어내기로
비용부담·책임소재 놓고 교과부·업체 이견 못좁혀
정부가 일부 학교의 감람석 운동장에서 발암물질인 석면이 기준치 이상 검출돼 운동장 흙을 제거하기로 했다. 하지만 석면이 검출된 흙을 제거하는 데 드는 비용이 상당한 데다 책임 소재를 두고 정부와 관련 업체 간에 의견이 맞서 법적 분쟁으로 비화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11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최근 감람석 운동장을 설치한 전국 8개 초·중·고교 운동장에 대해 한국환경공단 등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대부분의 학교에서 기준치(1%) 이상의 석면이 나왔다. 운동장에 감람석을 깐 학교는 서울 양명초, 부산 몰운대초, 경기 과천고, 충남 설화중·음봉중·쌍용중, 경남 밀주초·하동초등학교 등이다.

내년 4월부터 시행되는 석면안전관리법은 감람석과 사문석 등 석면 함유 가능 물질의 석면 함유 기준을 1%로 정했고 기존 산업안전보건법은 자연 광물이 아닌 석면 원료를 넣은 제품에 대해서만 0.1%로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이날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와 감람석 가공·유통업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고 석면이 함유된 감람석 흙을 제거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감람석 처리 방법과 비용 문제를 두고 업체들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교과부는 우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운동장의 흙을 제거하고 다음달 중으로 안전한 흙으로 교체한 뒤 감람석 파쇄토 가공·유통업체와 광산 측에 구상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학교에서 계약 당시 무석면 감람석으로 알고 선택했고, 하자 담보기간(3년) 내 원상회복 책임이 업체에 있는 만큼 교체비용도 업체가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교과부는 감람석 흙을 제거하고 안전한 흙으로 다시 까는 데 학교당 2억원씩 총 16억원 정도가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석면 검출 결과에 따른 유해성 여부를 판단하기 이전에 10억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교체하라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광산업체 관계자는 “정확한 분석 결과에 따라 교체할 정도로 위험한 수준인지를 파악해야 하는데, 감람석 흙이 폐기물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도 없고 애초에 석면 검출 여부와 관계없이 무조건 교체하겠다고 한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조치를 내리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구상권 행사와 별도로 피해 학교가 업체들을 형사고발하는 방안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이태영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블랙핑크 제니 ‘수줍은 손인사’
  • 블랙핑크 제니 ‘수줍은 손인사’
  • 카리나 '해맑은 미소'
  • 박은빈 '반가운 손인사'
  • 전지현 '단발 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