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엔젤스가 22일 노르웨이,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 반도 3국 중 제일 먼저 스웨덴의 수도인 스톡홀름에서 공연했다.
6.25 한국전쟁 참전 의무지원국을 상대로 베를린에 이은 4차 대장정의 두 번째 공연이었다.

외교관저가 모여 있는 스톡홀름 항구에 위치한 베르발트 홀. 스웨덴 방송 교향악단의 전용공연장이다.
약 1천여석이 꽉 들어찬 가운데 밤 7시부터(우리시간 23일 새벽) 2시간 반에 걸쳐 공연은 진지하고도 재미있게 펼쳐졌다.
모두가 기립한 상태에서 리틀엔젤스가 양국 국가를 .부르며 시작한 식전 세리머니에서 엄석정 주 스웨덴 한국 대사는 “ 한국전쟁에 참여한 스웨덴의 참전용사를 위한 특별문화공연을 하러 와준 한국문화재단에 감사를 드린다. 스웨덴이 자유와 평화를 위해 의료 지원단을 파견해준 덕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경제부흥을 성공적으로 이룩한 나라가 되었다”고 인사말을 했다.
이어 스웨덴 한국 참전 의료단 협회 오께 제이 에크회장은 “스웨덴 의료진은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만큼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기 위한 강한 신념의 소유자들로 구성되었다. 가장 가난했던 나라가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나라가 되어 보람을 느낀다. 통일을 이룩할 것을 믿는다”며 한국의 수준 높은 리틀엔젤스가 자리를 마련한 것에 감사를 표했다.
스웨덴은 한국전에 가장 먼저 의료진을 파견한 나라다. 1천124명의 의료진이 3년간 20만명 이상의 전쟁 부상자와 민간인을 치료했으며, 유엔군과 적군 수감자를 포한하여 2만 5천여 명이나 치료한 기록을 갖고 있다.

대회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국문화재단 박보희 이사장도 이를 상기하며 “종전 후 스웨덴 군인의료진은 철수하였지만 민간의료진은 남아 오늘날의 국립중앙의료원을 탄생시켰다. 당시 어린이들이 특히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32명의 한국 어린이가 한국정부와 국민을 대신하여 감사의 뜻을 전하러 왔다”고 하여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어 한복을 입고 등단한 어린 단원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스웨덴어로 인사를 하자 웃음과 화답으로 막은 올랐다.

화려한 조명과 형형색색의 의상으로 ‘처녀총각’,‘부채춤’,‘시집가는 날’,‘북춤’과 ‘농악’등의 프로그램이 쉬임없이 이어졌다. 무대 화면 가득히 레파토리의 배경그림이 비춰질 땐 세심하게 눈여겨 감상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참전 의료진들은 근무당시의 그 옛날이 상기되는 듯 더 큰 박수로 호응했다.
태극기와 스웨덴 국기를 들고 행진하는 ‘장난감 병정’에 이어 마지막 순서인 합창에서 드디어 관객들은 기립했다.
‘아리랑’과 요들송에 들썩이더니 어린 단원들이 스웨덴의 유명한 ‘이다의 여름노래’를 원어로 부르자 기어히 모든 관객이 일어나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대사관측의 노력으로 군나르 옴 외교부차관을 비롯하여 마가레타 요크 스톡홀름 시장과 아쇽 사잔하르 인도대사등 26개국 대사 등 외교관과 참전 의료진 가족과 각 분야 지도자, 교포들이 참석하여 공연을 지켜보았다.

공연을 마치고 무대에서 의사와 간호사 등 참전 의료진 23명에게는 평화의 메달을 증정했다.
며느리와 손녀를 데리고 온 간호사 출신 유타 안데르손(83)은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난다. 고맙다’고 무대 앞까지 찾아와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UN 중립국 감시위원단으로 09년부터 2년간 판문점에서 근무했다는 조안 에네로즈 대령도 연신 ‘환타스틱!’을 외치며 ‘한국에서 여러 민속 공연을 보았지만 이런 공연은 본적이 없다. 최고다’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2개월 전에 부임한 엄석정 대사도 ‘참으로 훌륭한 공연이었다. 자랑스럽다’며 외교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틀엔젤스는 24일 스톡홀름 시장의 초청을 받아 노벨상 수상자 만찬장으로 유명한 시청을 방문하며, 다음날 대사관의 만찬에도 참석한다.
이어 스칸디나비아에 속한 노르웨이와 덴마크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스톡홀름=이범석 기자 sejama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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