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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틀어막기도 실패… 방사능 오염수 바다로 ‘콸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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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4-04 01:21:41 수정 : 2011-04-04 01: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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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차단’ 진전 없어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시도된 방사능 오염수의 바다 유출 차단 노력이 실패로 돌아갔다. 도쿄전력 기술자들은 3일 후쿠시마 원전 2호기 취수구 부근의 오염수가 고여 있는 전선 보관 시설에서 확인된 20㎝의 균열을 메우기 위해 콘크리트를 넣고 특수소재를 사용해 오염수가 흐르는 관을 막는 작업을 했으나 오염수 유출은 계속되고 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오염수의 바다 유출을 막기 위해 콘크리트를 치고 물을 흡수하는 특수 소재와 신문지, 톱밥 등을 총동원했으나 바다로 유출되는 오염수의 양이 줄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전날 낮 12시40분 전선을 보관하기 위해 설치한 깊이 2m인 이 갱도의 벽면 균열에서 방사성물질 오염수가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바다로 빠져나가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이 부근의 바다에서 이틀 전 방사성물질인 ‘요오드 131’의 수치가 법적 기준치의 4385배가 검출됐다. 하지만 어디서 유출되는지 정확한 경로를 알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작업원들이 원전 부지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부근을 집중 검사하던 중 이날 갱도 벽면의 균열을 찾아냈다.

이 갱도의 수면은 1000mSv(밀리시버트), 갱도 입구 부근에선 400mSv의 방사선량이 검출됐다. 작업원들이 방호복을 입고 있는데도 불과 30분 만에 1.6mSv의 방사선량에 피폭됐다. 단순하게 환산하면 1시간당 3.2mSv의 방사선량이 배출되고 있는 셈이다.

도쿄전력의 작업규정에 따르면 작업원들은 누적으로 100mSv를 받으면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 원자력안전보안원 관계자는 “계속적으로 작업을 하려면 위험도가 높은 레벨”이라고 우려했다.

원전에서 20일 이상 분투하고 있는 도쿄전력 및 협력업체 직원들은 이날 기쁜 소식과 슬픈 소식을 동시에 접했다. 그동안 휴대용 방사선량 측정기가 부족해 하루 180여명의 작업원들이 측정기 없이 작업을 벌였다. 이 때문에 자신이 얼마나 피폭을 당하는지 모른 채 작업을 했다. 도쿄전력이 이날 니가타(新潟)현 가시와자키(柏崎) 원전으로부터 측정기 500대를 조달해 전원 지급했다. 또 그동안 원전 작업원들이 하루 두 끼밖에 먹지 못하고 일했으나 이번 주말부터 세 끼가 모두 지급되는 등 작업환경이 개선됐다.

하지만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이날 후쿠시마 원전에서 처음으로 시신이 실려나갔다. 지난 11일 대지진 직후 실종됐던 직원 2명이 제1호기와 4호기의 터빈 건물 지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도쿄전력은 지난달 30일 시신을 발견했으나 사체에 묻은 방사성물질을 제거하느라 이날에서야 시신을 내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의 가쓰마타 쓰네히사 회장은 “지진과 쓰나미 속에서도 발전소의 안전을 지켰던 젊은 사원을 잃은 것이 원통하다”고 말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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