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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기 이야기] <4>저고도 방공망의 핵심 ‘천마’ 대공 미사일(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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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11-02 19:20:35 수정 : 2010-11-02 19: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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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가볍게”… 차량1대에 유도탄 8발 탑재
굴곡이 심한 산악과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 지형은 군사적 측면에서 보면 적의 기습공격을 용이하게 하는 반면 아군에게는 방어에 어려움을 주는 불리한 전장 여건에 속한다. 이 때문에 휴전선에서 불과 40여㎞ 이내인 수도권, 그리고 해안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비행장 등 국가 중요시설들은 적의 저고도 기습공격에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위협에 대비해 군은 1954년 고사포대대 창설을 시작으로 방공망체계 구축에 나섰다. 64년에는 저고도로 침입하는 적기를 요격하는 데 적합하다는 ‘호크’(Hawk)를, 65년에는 중고도 ‘나이키’(Nike-Hercules) 지대공미사일을 미국에서 들여왔다. 70년대 들어서는 20㎜ ‘벌컨포’나 35㎜ ‘엘리콘포’ 등의 대공포를 잇달아 도입했다. 하지만 이들 대공포는 유효 사거리와 야간 전투능력 등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반면 북한은 70∼80년대에 전투기의 저고도 침투능력과 전자전 능력을 향상시켰고, 한층 강화된 무장 헬리콥터의 원거리 공격 능력을 갖춰 아군 야전기동부대에 큰 위협요소로 부각됐다. 군의 방공체계 강화는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었다.

◇‘천마’는 확장형 K-200 궤도장갑차량에 탐지거리 20㎞의 대공레이더와 미사일을 16㎞까지 유도할 수 있는 추적레이더, 각종 광학 장비와 미사일 8발로 구성된다. 레이더는 적의 전파방해 대처 기능도 갖췄다.
육군 제공
80년대 초 국방과학연구소(ADD)는 국산 지대지 유도탄 ‘현무’와 단거리 함대함 미사일인 ‘해룡’(실전배치 안됨)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중·저고도 방어를 위한 단거리 지대공 유도탄(SAM) 개발에도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호크와 나이키 등 미국에서 도입된 무기체계의 노후화에 대비한 성능 개량이나 기술의 해외 의존도 탈피를 위해서도 국내 방공무기체계 개발은 더욱 절실했다.

마침 ADD는 백곰과 현무 유도탄 개발사업을 통해 초음속 풍동실험실·추진제 공장·구조실험실 등을 확보했고, 유도조종장치의 반도체화, 사격통제장치의 국산화, 탄두·추진기관 설계 등의 체계 설계 및 시험평가기술을 축적하고 있었다. 여기에 해룡과 30㎜ 자주대공포 K-30(비호·飛虎) 사업은 단거리 SAM의 분야별 설계 및 제작 능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판단됐다.

육군도 비슷한 시기에 고도 5㎞, 사거리 10㎞까지의 공역(空域) 방어를 위한 총체적인 방공개념을 새로 정립하기 시작했다. 이는 벌컨포를 비롯해 30㎜ 대공포, 휴대용 대공유도탄(PSAM) 체계 및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를 혼합 편성하는 것으로 짜여졌다.

이런 가운데 ADD는 선진국의 유사무기 체계와 우리의 연구기술 수준을 감안할 때 PSAM 개발보다는 단거리 대공유도탄 개발이 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리고, 저고도 방공망의 핵심이 될 ‘천마’(天馬)의 밑그림을 그려나갔다. 궤도장갑차량에 전자광학추적장치(EOTS)와 유도탄 4발을 장착하는 형태를 띠었던 초기 천마의 모습은 이후 8발 장착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장갑차량 1대에 어떻게 여러 발의 유도탄을 싣느냐였다. 기초연구가 진행 중이던 86년, 연구진의 고민도 궤도차량 1대에 유도탄 8발을 탑재할 수 있도록 ‘작고 가볍게’ 설계하는 데 맞춰졌다. 당시 천마사업단에 참여했던 백홍열 박사는 “1문의 체계에서 여러 발을 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유도탄의 크기와 무게를 대폭 줄여야 하는데, EOTS를 채택하는 상태에선 쉬운 일이 아니라 개발에 어려움이 컸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박병진 기자

공동기획 국방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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